파라택시스코리아(옛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DB 보안업체 신시웨이를 인수하면서 신시웨이가 보유한 124억원의 유동자금이 비트코인 투자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약 개발 회사였던 브릿지바이오를 인수한 후 비트코인 사업으로 급선회한 전례가 있어 신시웨이 역시 본업인 DB 보안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라택시스코리아를 포함한 최대주주인 파라택시스홀딩스는 지난 1일 신시웨이 최대주주 엑셈 등으로부터 지분 47.2%를 261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파라택시스코리아가 지급해야할 투자금은 148억원으로 오는 18일 제3자 유상증자(150억원)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최대주주가 신시웨이의 제2회차 전환사채(60억원)과 추가 유상증자(47억원)에 자금을 투여할 계획이다.
문제는 파라택시스코리아가 신시웨이를 인수할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데, 신시웨이의 DB 보안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브릿지바이오(신약 개발)에 이어 신시웨이(DB 보안)까지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을 연달아 인수한 셈이다.
이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신시웨이가 보유한 124억원의 유동자금이 인수 배경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신시웨이는 2005년 설립된 DB 보안 전문기업으로 2023년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38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86억원 등 124억원의 단기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인수 후 유상증자나 배당 등을 통해 신시웨이의 현금을 파라택시스 측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며 "결국 비트코인 투자 재원 마련이 목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라택시스홀딩스가 파라택시스코리아에 투자한 350억원은 비트코인 매입(224억 원)과 채굴장비(42억원) 투자에 사용됐다. 신시웨이의 투자한 자금을 포함 유동자금 역시 관련 사업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만일 신시웨이의 현금이 비트코인 투자로 유출될 경우, 본업인 DB 보안 사업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DB 보안은 지속적인 R&D 투자와 기술 개발이 필수적인 분야인데,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라택시스코리아는 브릿지바이오 인수 후 신약 개발 R&D를 급격히 축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은 85억원으로 전년 동기(125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하지만 인수 후 첫분기인 3분기만 놓고 본다면 연구개발비는 31억원에서 9억원으로 70% 이상 줄어들었다. 8월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BBT-207' 임상을 자진 취하했고, 신약 개발 총괄 임원들도 대거 이탈했다.
이에 대해 파라택시스코리아 측은 "신시웨이는 이더리움 트레저리 전략을 채택할 예정이며, 핵심 사업 운영은 그대로 유지돌 것"이라며 "신규 자본 투입은 이더리움 트레저리 확대에 사용되고 핵심 사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회사 측은 "이사회는 디지털자산·금융·법률 분야 기관 임원진으로 구성됐고, 최대주주 파라택시스홀딩스는 미국 공적 연기금 등의 투자를 받은 검증된 헤지펀드"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선도적인 BTC 비즈니스 모범 사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