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이유를 직접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월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친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LA FC)이 토트넘 홋스퍼를 적으로 상대하고 싶지 않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났음을 고백했다.

토트넘은 지난 17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손흥민과 토트넘, 그 마지막 이야기'라는 제목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당시 심경, 토트넘을 떠나게 된 이유, 지난 8월 한국에서 있었던 고별전에서 동료들과의 작별 인사를 나누는 모습 등이 담겼다.


손흥민은 지난 5월 아틀레틱 빌바오를 꺾고 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토트넘에겐 17년 만, 개인으론 첫 우승 트로피였다. 시즌을 마친 후 손흥민은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공식전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작성한 전설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손흥민은 "항상 뭔가 빠져있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조각(우승)이 없었던 것 같다"며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마지막 퍼즐을 찾았다.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손흥민이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직후 이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21일(현지시각)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손흥민과 동료들. /사진=로이터

동료들이 우승에 기쁨에 빠져있을 때 손흥민은 새 도전을 결심했다. 손흥민은 "한 3일 정도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다. 축구를 생각하지 않은 건 내 인생 처음"이라며 "제 곁엔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만 있었지만 저는 편안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래서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이적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손흥민은 빌바오전을 마친 후 구단에 이적 의사를 전했다. 당시 심경을 묻자 "팀을 너무 사랑했다. 떠나는 건 저에게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며 "만약 내가 남는다면 클럽과 저 모두에게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올바른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EPL 팀에서는 절대 뛰지 않을 것도 공언했다. 손흥민은 "다른 팀에 갈 생각이 전혀 없다. 그만큼 이 클럽을 존중한다"며 "다른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 오직 토트넘을 위해서만 뛸 것"이라고 충성심을 드러냈다.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는 과정이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 8월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친 손흥민. /사진=뉴시스

지난 8월 한국에서 열린 고별전 당시 모습도 공개됐다. 팀 동료들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평소 손흥민을 친형처럼 따르던 파페 사르는 손흥민을 꼭 껴안고 아쉬워했다. 경기를 마친 후 토트넘 라커룸은 눈물바다가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은 절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곳. 이 팀을 사랑하고 10년 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어서 영광이고 기쁨이었다. 토트넘 선수로 영원히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손흥민은 '다른 방식으로 작별할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없다. 완벽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