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사진=뉴시스

정부가 고려아연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제련소 건설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며 이번 사업이 단순한 기업 차원 해외 투자를 넘어 한미 핵심 광물 공급망 재편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도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고려아연이 한미 경제안보 동맹 상징적 자산으로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 17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내년도 업무보고를 마치고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계획과 관련해 "재무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판단을 한 점을 희귀광물 등을 담당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등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11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제련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지난 8월 양국 간 양해각서(MOU) 형태로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며 정부와의 사전 교감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희토류와 희귀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무적 부담을 키운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고려아연이 수익성과 비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 상무부에서도 적극 환영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한미 양국이 대미 투자 확대를 위해 체결한 한미전략투자기금 관련해서도 "해당 펀드를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국 상무부와 논의해 볼 사안"이라며 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는 아연·연·동 등 산업용 기초금속부터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총 13개 품목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11종은 미국이 지정한 2025년 핵심 광물 목록에 포함돼 있다.

시장에서도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홍광표 맥쿼리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의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 박광래 연구원도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서 고려아연이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며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과 참여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 민간 투자를 넘어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상징적 자산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