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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을 가진 사람은 일정한 시점에 해당주식이나 주가지수가 미리 정한 가격 이상으로 올라가면 해당 권리를 행사해 수익을 낼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미리 정한 가격 이상으로 오르지 않은 경우-에는 옵션을 포기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옵션이 미래를 예상하는 매매자들의 관점에 따라 일정한 가격으로 거래된다. 그 가격이 프리미엄이 되는 것이다.
현재 주가가 1만원인 기업의 주식을 6개월 뒤 1만2000원에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이 5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6개월 뒤 주가가 1만2000원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회사의 콜옵션을 매수할 것이다. 6개월 뒤 주가가 1만3000원이 되면 콜옵션을 행사해 20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신 6개월 뒤 주가가 1만1000원이 된다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므로 50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주가가 1만1000원이 아니라 5000원으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콜옵션 행사를 포기할 것이므로 손해액은 여전히 500원이다. 직접 주식을 사는 것에 비해 이익은 극대화할 수 있고, 손실은 정해진 한도까지만 보게 된다.
이러한 옵션이 주식시장에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경영학에서는 '리얼옵션'(real option)이라는 개념으로 의사결정에 활용된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A라는 기업이 베트남의 고급 베이커리사업에 진출하려고 한다. 베트남 고급 베이커리시장을 조사했더니 향후 5년간 연평균 1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서 문제는 연평균 10% 성장이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긍정적으로는 20% 성장도 가능하지만 보수적으로는 2%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 그만큼 불투명성이 높다는 말이다. A사의 투자규모로 봤을 때 성장률이 5% 미만이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이렇게 되자 A사는 투자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이를 연기시켰다.
여기에 리얼옵션 개념을 도입해보자. 한번에 투자금 전액을 투자해 공장을 세우는 게 아니라 작은 규모의 공장을 세워 시장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전체 투자금의 20%를 투자해 시장성을 지켜본 후 3년 후 전망이 밝지 않으면 철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 추가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최악의 경우라도 옵션가격인 20%만 손해보면 되고, 시장상황이 좋으면 그동안의 투자와 사업 노하우를 통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리얼옵션 개념은 기업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도 미래를 대비한 자신만의 리얼옵션을 만들 수 있다. 취미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도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리얼옵션이 될 수 있다. 생활비의 일부를 들여 책을 사서 읽거나 관심분야의 교육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약간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지만 성장할 수 없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시간의 일부를 할애하고 지금 지출하고 있는 비용의 일부를 투자해 자신만의 리얼옵션을 만들어보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