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삼성' 꿈꾸는 레노버, 키위 생산에 주력…왜?

송기용 특파원의 China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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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량자급 적신호…올해 경제정책 최우선 목표 ‘농업 현대화’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IT기업으로 성장한 이후 '포스트 삼성'을 꿈꾸는 기업군 가운데 레노버(Lenovo)는 선두에 서 있다. IT 후발업체 중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레노버는 주력분야인 PC에서 세계1위 자리를 지난 수년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울러 IT업계의 거인들이 진검승부를 펼지고 있는 스마트폰시장에서도 2013년 2분기(7-9월) 출하량이 전년대비 78% 약진하며 중국시장 2위, 세계 4위로 삼성과 애플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 ‘포스트 삼성’을 꿈꾸는 IT기업 레노버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레노버 캠퍼스 터치게임 빅매치 시즌 2’에서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최부석 기자)
▲ ‘포스트 삼성’을 꿈꾸는 IT기업 레노버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레노버 캠퍼스 터치게임 빅매치 시즌 2’에서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최부석 기자)

◆레노버, 차기 주력분야는 농업

하지만 레노버의 차기 주력분야는 뜻밖에도 농업이다. 그룹 산하에 농업투자를 전담하는 계열사까지 설립한 레노버는 중국 중산층을 겨냥한 블루베리와 키위를 출시해 주목받았다. 레노버의 농업투자는 단순한 홍보차원이 아니다. 레노버 창업자인 류촨즈(柳傳志) 회장이 지난해 12월 중국 중앙(CC)TV가 주최한 포럼에 출연해 자사의 무공해 키위를 홍보할 정도로 농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원 출신인 류 회장은 40세의 늦깎이로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中關村)에서 11명의 동료 연구원들과 창업한지 20여년 만에 레노버를 세계 최대 PC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중국 IT업계의 살아있는 신화로도 불리는 류 회장의 관심은 농촌으로 향해있다.

"농업투자로 당장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낙관하는 류 회장은 레노버가 PC에서 성공한 제조 및 유통·판매 일원화 모델을 농업에 적용해 일대 혁신을 이룬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직영농장은 물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관리하는 '협력농장'을 확대해 표준화를 이룩한다는 전략이다. 농민이 직접 소규모 토지를 경작하는 소농경제에 의존하는 중국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계화, 과학화에 성공한다면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키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

레노버 만이 아니다. 포털사이트 왕이넷(網易) 창설자인 딩레이(丁磊) 회장이 2008년 양돈사업에 진출한 후 IT, 금융을 비롯한 각 분야의 쟁쟁한 중국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농업에 뛰어들고 있다.
 
민생은행 둥원뱌오(董文標) 회장은 지난달 원양어업 진출을 선언했다. 둥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농업부와 공동으로 5000척의 원양어선을 건조하는 사업에 향후 3년간 1000억위안(약 17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中 당국, 올해 최우선 과제 '식량안보'

계산 빠른 것으로 유명한 중국 기업인들이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돈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폐막된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농업이야말로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매년 연말에 한차례 개최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중국의 최고위 당·정 경제정책 결정회의로 다음해의 중요한 정책방향이 이 회의에서 결정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는 '2014년 6대 중점과제'로 ▲식량안보 확보 ▲생활수준 향상▲산업 구조조정 ▲채무 리스크 관리 강화 ▲지역 발전 ▲개방 확대를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농업 분야를 새해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경제공작회의 폐막 직후 열린 농촌공작회의(12월23-24일)에서도 식량 안보와 농업현대화가 핵심의제로 다뤄졌다.

이처럼 중국당국이 식량안보를 새해 경제정책의 초점에 맞춘 것은 13억 인구의 식량자급에 빨간 불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2008년 통과시킨 '국가식량안전 중장기계획요강'(2008∼2020년)을 통해 식량 자급률 95%를 마지노선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쌀과 밀, 콩 옥수수 등 식량 수입량이 가파른 속도로 증가해 식량 자급률은 87% 수준에 머물고 있다.


▲레노버가 판매하는 블루베리 제품(사진=머니투데이 DB)
▲레노버가 판매하는 블루베리 제품(사진=머니투데이 DB)
2012년의 경우 쌀, 밀, 콩, 옥수수를 합한 수입량이 6962만톤으로 전년도 5543만톤에 비해 1419만톤이나 증가했다. 특히 옥수수는 521만톤을 수입해 1년 만에 4.4배 증가했고 쌀과 밀도 각각 수입량이 3.9배, 3.6배 급증했다.

글로벌 패권 경쟁국인 미국이 세계 곡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주식인 쌀과 밀 등의 수입증가 현상은 중국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자칫 가뭄과 홍수 등 기상재해라도 발생하면 식량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중국의 식량자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급속한 도시화와 이에 따른 농촌인구의 도시유입 증가, 농경지 오염과 농업용수 부족 등이 꼽힌다. 지방정부들이 지역경제 발전과 세수 확대에 도움이 안 되는 농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문제다.

◆짐 로저스 "中 농업 분야에 투자할 때"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소농위주의 낙후된 농업의 현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순한 식량증대 차원을 넘어 소득증가로 높아진 중국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다 안전하고 고급스러운 먹거리 생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렁(于冷) 상하이 교통대학 교수는 "전통농업을 현대농업으로 고도화시키기 위해서는 시장 메커니즘 도입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식량 생산과 소비, 유통에서 정부 통제를 최소화하고 민간의 힘을 빌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대기업들이 앞 다퉈 농업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성장산업으로 변모할 농업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이 같은 중국농업의 거대한 변화를 일찌감치 예측했다.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운영하기도 했던 로저스 회장은 지난 11월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시장에 투자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며 농업 분야 투자를 권유했다.
 
그는 "중국정부가 의지를 갖고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산업이 투자자들에게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만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며  "정부 지원 아래 거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농업관련 산업에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로저스는 "중국 농업의 발전속도가 중국 국민들이 음식에 소비할 수 있는 경제력의 발전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지개혁 등 지금 논의되는 개혁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는다면 중국농업이 철도, 의료, 국방 분야처럼 최고로 유망한 투자분야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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