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가 또 다시 시가 출연한 기관장에 내정돼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1차 서류 합격자를 발표한 후 이를 취소하는 등 인사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도 부족해 유력 후보자 '사퇴 회유'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23일 광주시와 광주관광컨벤션뷰로에 따르면 광주관광컨벤션뷰로 인사위원회는 지난 18일 대표이사 후보에 공모한 7명의 인사 가운데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인사위는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19일 면접을 실시한 뒤 2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컨벤션뷰로 인사위원회는 지난 18일 유력한 대표이사 후보자였던 광주시관광협회장 A씨를 1차 서류심사 합격자로 발표해 놓고 하루 만에 이를 취소했다. 시 고위 관계자가 서류 심사합격자 발표 후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는 "A씨가 지난 4일 열린 인사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석해 전형 규칙을 만들고 면접위원 1명도 추천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시는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이사회의 심의·의결에 참여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임원은 해당 기관의 임원 직위의 공모에 참여할 수 없다'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을 내세웠다.
1차 서류 합격자를 발표하고 뒤늦게 결격 사유가 있다며 후보자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광주시 인사시스템의 부재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시 관광협회 관계자는 "지난 18일 A씨가 서류전형에 통과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날 저녁 7시쯤 서류심사위원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 '규정 위배니 후보를 사퇴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시와 컨벤션뷰로는 "자진사퇴를 권고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제척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인사위는 19일 A씨의 후보 자격을 제척(除斥)하고 이날로 예정됐던 면접도 하루 미뤘다.
이후 윤장현 캠프 출신 4명과 공무원 출신 후보자 등 5명이 면접에 응시해 윤장현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전직 국가정보원 간부 출신인 이모(56)씨가 최종 내정됐다.
시 관계자는 "사전에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 본인이 출마하려면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말았어야 했다. (후보자 사퇴 종용은) 잘못된 것을 수정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방송통신대 관광학과를 졸업한 이 내정자는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윤 시장 선거캠프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맡았다. 컨벤션뷰로는 조만간 총회를 통해 이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인준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국제회의와 관광객 유치를 전담하는 컨벤션뷰로가 비영리 사단법인이지만 운영비 중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