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래리 루치노 구단주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이끌던 빌리 빈을 단장으로 영입하려 했다. 구단주가 제시한 것은 거액의 보수를 비롯한 화려한 조건이었다. 부족한 재정으로 힘들게 구단을 꾸려온 빌리 빈으로서는 솔깃한 제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제안을 거부했다. 왜 그랬을까.


[서평] 동기부여, 진심이 통한다

그에게 돈과 명예와 평판 등은 동기부여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가족과의 사랑, 헌신, 야구 자체가 더 중요했다. <최고의 리더는 사람에 집중한다>가 하고 싶은 말도 결국 이런 것이다. 사람은 외적인 뭔가에 의해 동기부여 되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동기에 움직인다는 것이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게 하고, 일을 통해 나아진다는 느낌을 주면 된다고 말한다. 가장 핵심적이고 충격적인 대목은 사람들은 이미 동기부여가 돼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동기부여 하는 것은 무엇일까. 책에서는 3가지를 꼽는다. 자율성(Autonomy), 관계성(Relatedness), 역량(Competence)이다. 자율성이란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인식하고 싶은 욕구다. 일정 시점이 되면 아기들은 직접 자기 손으로 숟가락을 잡고 먹으려 한다. 이 욕구는 변하지 않는다. 동기부여의 핵심은 자율성이다. 자기 업무에 대해 적절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느끼는 과정이다. 코치에는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하나만 더, 할 수 있어, 힘을 내” 하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다. 다른 하나는 조용하고 자상하다. 별로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연구 결과 조용한 코치에게 훈련 받은 선수들 성적이 훨씬 좋았다. 바로 자율성 때문이다.


둘째는 관계성이다. 아이가 말을 할 때 엄마가 딴 곳을 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 얼굴을 자기 쪽으로 돌리며 눈을 맞추려 한다. 이처럼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것은 본능적이다. 관계성은 나이, 사회적 지위, 문화적 배경과 관계없이 기본욕구다. 관계성이란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거나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다. 타인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고 싶은 욕구다. 동기부여에도 관계성은 결정적이다. 회사 안에서도 긴밀한 대인관계가 중요하다.

셋째는 역량이다. 사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하고 배우고 발전하고 싶어한다. 배움에 대한 욕구가 있다. 아이들을 보라. 아이들은 끊임없이 물으면서 모든 것을 배우고 싶어한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동기부여의 진실은 이렇다. 사람은 자율적으로 일하길 원한다. 배움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고 일을 즐기기를 원한다.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고 누군가에게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바라며 지속되는 인간관계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음챙김(mindfulness), 가치관(value), 목적(purpose)이 필요하다. 마음챙김은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자각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을 판단 없이 알아차리고 익숙해지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 압박을 느끼거나 뭔가에 실망하거나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없을 때 마음챙김을 하면 효과적이다.


둘째는 가치관이다. 뚜렷한 가치관을 지닌 직원들은 직장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도전에 자율적인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치관을 갖고 가치관대로 행동하는데 그 가치관을 끄집어내야 한다.

마지막은 목적이다. 어떤 행동을 하는 의미 있는 이유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은 목표지향적인 사람이 아니라 가치지향적인 사람이다. 그들은 가치를 기반으로 행동하며 고결한 목적에 따라 행동한다.
수전 파울러 지음 | 가나출판사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