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대신 승진할래요"…후순위로 밀린 결혼, 이제 만혼시대

40대 초반 여성 혼인 건수 20대 초반 여성 추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경제적 이유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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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웨딩타운에 위치한 웨딩드레스 전문점. 2023.3.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6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웨딩타운에 위치한 웨딩드레스 전문점. 2023.3.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김유승 기자 = "결혼 계획이요? 아직까진 전혀요."

올해 39세가 된 이민지씨의 올해 계획에는 결혼이 없다. 대신 하고 싶은 일들과 승진 등 사회생활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들로 1년을 가득 채웠다.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주거비 상승 등 경제적 이유도 만혼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40대 초반 여성의 지난해 혼인 건수가 20대 초반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혼인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40대 초 혼인이 20대 초를 추월한 2021년부터 2년째다.

◇"결혼 빨리 할 필요 있나요"…후순위로 밀린 결혼

만혼이 대세가 된 이유는 결혼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옅어지면서 결혼을 최대한 늦추는 현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20대 비중은 35.1%로, 10대(29.1%)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 중에 가장 낮았다. 반면 40대 가운데 결혼해야 한다고 답한 이는 42.3%였다.

마지막 30대를 보내고 있는 이씨도 당장 다음달 초 예정된 동호회 테니스 대회를 위해 주3회 퇴근 후 운동을 한다. 이씨는 동호회 모임으로 시작해 어느새 5년째 테니스를 취미로 하고 있다. 여름 휴가로는 남자친구와 남미 여행을 계획했다. 이미 7월 초 비행기표를 끊어놓은 상태다. 회사에서는 승진이 목표다. 대기업 직장 10년차인 그는 올해 과장 승진 대상이다.

동갑내기 남자친구와는 4년째 연애중이지만 아직 결혼 계획은 없다. 이씨는 비혼주의자가 아니다. 단지 아직 결혼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이씨는 "힘들겠지만 아이도 많아야 한 명 낳을 생각이기 때문에 더 안정된 상태에서 결혼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빠르면 2년 후쯤으로 남자친구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인구 자연감소가 39개월째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1월 출생아 수도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에 위치한 백화점의 유아용품 모습. 2023.3.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우리나라 인구 자연감소가 39개월째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1월 출생아 수도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에 위치한 백화점의 유아용품 모습. 2023.3.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경제적인 이유도 만혼 확산에 한몫…"안정적 상황에서 결혼하고 싶어"

만혼이 늘어나는 또다른 원인으로는 높아진 주거 비용 등과 같이 혼인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도 있다.

서울 소재 공기업에 다니는 김모씨(33)는 "직장생활 5년을 했지만 아직 이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은 멀었다"며 "결혼식 비용 자체만으로 감당이 안 되는데 집 등 조건을 충족한 뒤 결혼할 생각이라면 지금 나이대는 힘들다. 친구들 중 결혼은 1명만 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유치원 교사로 10년째 일하고 있는 진모씨(38·여)는 "20대 후반에는 결혼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상대 조건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미 늦은 상황에서 상대에 대한 조건을 좀 더 세밀하게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늦은 상황이고 혼자 살기에는 안정적인 경제적 여건을 가진 상황에서 굳이 서두르면서까지 어려운 조건으로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며 "결혼 후에도 안정된 상황이 된다고 확신이 들 때 결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혼 시절부터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로 시작하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주거·혼수 비용이 크게 높아졌다"며 "결혼에 대한 기준 자체가 높아지다 보니 초혼 연령도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만혼 확산 분위기는 여성에게만 나타는 것이 아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과 여성의 초혼 연령은 각각 33.72세와 31.26세였다. 모두 역대 최고 수준으로 전년보다 각 0.37세, 0.18세 높아졌다.

초혼 연령은 국가통계포털에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90년 이후 거의 매년 꾸준히 증가해 왔다. 1990년 남녀 초혼 연령은 1990년 27.79세, 24.78세였다.

윤 교수는 "만혼은 이미 사회 문화적으로 일반적인 추세가 됐다"며 "그런데도 본인들이 결혼하고 싶으면 바로 하기도 한다. 여러 요인으로 시기가 늦어졌을 뿐 만혼 자체를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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