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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후 연령층에서 흔히 발병하던 대장암이 젊은 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선 20~49세 성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발병률이 높은 국가에 속하며 증가 속도도 빨랐다. 원인은 과도한 음주였다.
음주가 50세 미만 젊은 성인의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신철민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진은효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20세에서 49세 사이의 성인 566만6576명을 최대 10년간 추적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지' 온라인 판에 최근 게재됐다.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대장암은 평소 식습관, 비만, 흡연, 음주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과도한 음주는 대장암 발생 위험뿐 아니라 모든 암 발생과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2009년 검진 당시의 음주량과 음주 빈도에 따라 젊은 대장암 발생에 차이가 있는지를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해 분석했다.
50세 미만의 성인에서 총 8314건의 대장암이 발생했다. 하루에 소주 1잔 미만으로 섭취하는 '가벼운 음주자'와 비교해 중증도 음주자(남 1~3잔/일, 여 1~2잔/일)와 고도 음주자(남: 3잔 이상일, 여 2잔 이상일)의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도 음주자의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9% 증가했으며 고도 음주자의 경우 20% 증가했다.
음주 빈도 부분에선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주 1~2회 ▲주 3~4회 ▲주 5회 이상으로 음주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대장암 발생 위험은 ▲7% ▲14% ▲27% 커졌다.
음주로 인한 대장암 발생 위험은 암 발생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음주량과 음주 빈도에 따라 좌측 대장암과 직장암에서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했으며 우측 대장암의 경우 의미 있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젊은 대장암의 위험인자로서 음주의 영향을 분석한 대규모 역학 연구"라며 "대장암의 위치에 따라 음주로 인한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다르다는 점이나 여성에서는 좀 더 낮은 음주량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남성과 비슷한 정도의 대장암 발생 위험을 보였다는 점 등 대장암 발생 기전의 이해 및 음주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