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사태 1년] 증권사, '랩·신탁' 변칙운용 수면 위… CP금리 상승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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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2년 9월28일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이달 초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에 육박했고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단기물 금리는 4.3%, 카드채(AA+등급) 3년물 금리는 4.5%를 넘어섰다. 랩·신탁 시장은 1년 전 일부 증권사들이 랩·신탁 고객의 단기자금을 연계·교체거래 시 변칙 운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장이 위축,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은행권은 1년 전 판매한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우려가 제기된다. 레고랜드 사태 1년 후 채권시장은 안정화를 찾았지만 금융권의 자금흐름이 위축되는 '돈맥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증권사, '랩·신탁' 변칙운용 수면 위… CP금리 상승 불안
②'짬짜미' 랩·신탁 운용에... 카드채 금리 더 오른다
③고금리 예금 만기 줄줄이 다가오자… 4%대 재등장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당시 기업어음(CP) 금리는 연 5%대로 올라섰고 증권사들은 머니마켓랩(MMW)·특정금전신탁(MMT)의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랩·신탁 영업에서 장·단기 금리 상품을 불일치 운용한 관행이 수면 위로 들어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이 단기상품 가입자의 자금으로 고금리 장기자산에 투자하는 불건전 영업을 벌인 후 위장거래로 손실을 보전한 영업행위를 문제 삼고 있다.


랩·신탁 돌려막기… 하나·KB증권 '자전거래' 의혹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KB증권과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교보증권, SK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에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랩·신탁 운용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일임 계약을 맺고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공모펀드 대비 운용 방식이 자유롭고 고객이 운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다.

문제는 계약 기간보다 더 길게 자산을 운용하는 만기 미스매칭 운용 전략이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1년 만기 단기 신탁 상품을 판매한 뒤 실제로는 만기가 더 긴 CP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 차이를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유동성 위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실제 레고랜드 사태에 만기가 다가온 고객들은 환매 요청을 했지만 증권사가 장기채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했고 건설사, 대형 유통사, 연기금 등 수많은 법인고객이 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봤다.

하나증권과 KB증권은 불법 운용에 따른 책임을 감추기 위해 자전거래로 고객의 손실을 보전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불건전 영업과 내부통제 실패 등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다.


KB증권이 A고객 계좌에 편입된 CP를 하나증권 B고객 계좌로 매도하고 B고객 계좌 만기가 도래할 땐 다시 되사주는 방식으로 연계거래를 한 것이다. 자전거래가 한 증권사 내 다른 고객 계좌들로 자산을 주고받는 방식인데 자전거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연계거래를 진행했다. 증권사 고위 임원들이 이를 인지했는지 여부에 따라 내부통제 이슈로 번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랩·신탁 불법 영업 관행 현장검사 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징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지난 7월5일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증권사의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관행은 CEO의 관심과 책임의 영역"이라며 "더 이상 고객자산 관리·운용과 관련한 위법행위를 실무자의 일탈이나 불가피한 영업 관행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감사부서 등 어느 곳도 이를 거르지 못했다면 전사적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최종 책임자인 최고 경영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랩·신탁 시장 위축… 여전사 조달비용 부담 가중


금융당국의 랩·신탁시장 감독 강화에 지난 1년간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수탁고는 41조원 급감하는 등 위축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고는 105조2445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147조1698억원 대비 41조9253억원 축소됐다. 1년 만에 28.48%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17년 6월(104조9512억원) 이후 최저치다.

랩·신탁의 주요 투자처가 여신전문금융회사 CP인 것을 고려하면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사 조달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테마형과 월배당·연금랩 등 다양한 랩 상품이 출시됐지만 현재는 경직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에선 환매조건부채권(RP)이 4.5% 위에서 거래되는 등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모습이 나타난다. 국내 중장기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올라 금융회사의 자금조달에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 후 은행채 발행이 커졌고 랩어카운트 시장 위축 등 단기시장에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며 "추석과 분기 말 자금 수요 확대나 국고채 시장의 약해진 매수 심리 등 외부 변수도 있어 일시적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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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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