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과 발에는 오장육부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들이 모두 들었다. 흔히 수지침이나 발지압 등으로 건강을 체크하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인체의 또 한 부분이 바로 우리의 배다.



뱃살이 불룩 나왔다고 타박만 할 것이 아니라 편안히 누워서 배를 눌러보자. 건강이 보인다. 윗몸일으키기를 하기 전 준비 자세처럼 천장을 보고 무릎을 살짝 굽힌 자세를 취한다. ‘ㅅ’자 모양으로 갈비뼈가 있는 위치와 배꼽 아래 치골부위가 기준이 된다. 이 기준점에 위치한 혈자리를 살펴본다.



심장의 건강 - 거궐혈



몸통의 전면 정중선상(正中線上)에서 가슴과 배의 경계에 있는 우묵한 곳이 명치인데, 이 명치에서 아래로 손가락 1마디 정도 내려온 부분이 ‘거궐(巨厥)’이라는 자리다. 이곳은 심장의 상태를 알 수 있는데, 평소 가슴 답답증, 심장의 통증, 심계항진 등이 있는 경우 이 부위가 뭉쳐있거나 압통이 있다. 협심증, 신경성 위장통 등이 있을 때 치료점이기도 하다.



위장의 건강 - 중완혈/신궐혈



중완은 음식을 잘못 먹어 체기가 있을 때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반응점이다. 명치와 배꼽을 잇는 정중선을 1/2로 나누어 가운데 위치한 자리다. 위장의 반응점으로 만성 소화불량, 위염, 위궤양이 있는 분들은 이 지점을 누르면 비명을 지른다. 뭔가 덩어리가 잡히는 것 같이 느끼는 경우도 있고, 유난히 이 부위가 차가운 경우도 있다. 신궐혈은 다름 아닌 배꼽이다. 배꼽주위가 단단하게 뭉치고 아픈 분 중, 냉증으로 인한 소화기 장애, 만성설사, 만성 위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간의 건강 - 기문혈



간은 침묵의 장기, 웬만큼 문제가 심각해 지지 않고서는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평소 기문혈을 잘 눌러보아 간의 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다. 유두의 1cm 내측에서 늑골 2개를 건너 아래로 내려온 지점이 기문혈이다. 한편 우측 갈비뼈 끝선을 따라서 손으로 깊게 눌러 보았을 때 저항감이 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간의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간의 기가 울체된 경우일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지방간, 간염, 알콜성간질환, 간경화 등의 문제일수도 있다.



자궁의 건강 - 관원혈



배꼽과 치골사이를 연결하는 정중선상에서 배꼽 아래로 3/5 지점으로, 배꼽에서 약 5cm 정도 내려온 부위가 관원혈이다. 여성들은 항상 이 자리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생리통, 월경불순, 냉대하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이 자리가 차갑고, 눌렀을 때 통증이 있고, 뜬뜬하게 뭉쳐 있다. 관원혈이 막혀있는 경우 기의 상하(上下) 순환에 지장을 초래해 갱년기 증후군이 심해질 수 있으며, 남녀 모두 비뇨 생식기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혈자리들은 해당 장부의 문제가 있는 것을 나타내는 반응점이자, 치료점이 되므로 평소 부드럽게 지압을 하고 따뜻하게 해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