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전세계 170여개국에서 1만3000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한국선수들은 금메달 47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29개 등 총 108개의 메달을 수확해 종합 1위를 달성했다. 지금까지 최다 금메달 기록은 2011년 중국 선전U대회에서 세웠던 28개였는데 이번에 이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는 후프와 볼 종목 및 개인종합에서 우승해 3관왕을 차지했으며 양궁 남자컴파운드의 김종호 선수와 리커브의 이승윤 선수도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건희칼럼] 손연재 선수 연금은 얼마일까

◆U대회 메달과 경제적 효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은 올림픽보다는 못하지만 아시안게임과는 똑같은 수준의 ‘경기력향상연구연금’ 혜택을 받는다. 각종 국제경기에서 국위를 선양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체육연금이다.

아시안게임은 4년마다 열리는 반면 유니버시아드대회는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메달을 획득할 기회가 더 많다. 연금지급액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연금점수가 올림픽의 경우 금메달에 90점, 은메달에 70점, 동메달에 40점이 부여되고 아시안게임·유니버시아드대회·세계군인체육대회는 금·은·동메달리스트에게 각각 10·2·1점을 부여한다.

세계선수권대회의 경우 4년 주기로 열리는 대회는 1·2·3등에게 각각 45·12·7점, 2~3년 주기로 열리는 대회는 30·7·5점, 매년 열리는 대회는 20·5·2점을 부여한다.


월드컵축구대회, 국제육상마라톤대회는 세계선수권 평가점수를 적용하며 검도, 롤러, 수상스키, 수중의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복싱선수권대회는 아시안게임 평가점수를 적용한다.

체육연금제도는 지난 1975년 도입된 후 몇차례 수정을 거쳐 2000년대 들어 현재의 틀을 갖췄다. 연금점수가 총 20점이 되면 매월 30만원의 연금을 받으며 점수가 올라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연금도 많아진다. 평가점수 30점까지는 10점당 15만원씩, 30점 초과부터 100점까지는 10점당 7만5000원씩, 100점 초과부터 110점까지는 10점당 2만5000원씩 부가해 산출 지급한다.

따라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면 40점으로 월 52만5000원, 은메달을 따면 70점으로 월 75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2012 런던올림픽 이전에는 동메달이 20점(30만원), 은메달은 30점(45만원)이었는데 상향조정된 것이다. 금메달 연금액만 월 100만원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1등과 2등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금메달 하나만 따면 10점으로 연금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여러개의 메달을 획득하거나 다른 대회에서 점수를 얻어 누적점수가 20점을 넘으면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의 메달로 인해 늘어나는 점수만큼 연금 수령액이 많아진다.

올해 광주U대회에서 사격 3관왕에 오른 박대훈 선수는 연금점수가 30점이 돼 월 45만원의 연금을 받을 예정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상당수가 유니버시아드에서도 메달을 딴 적이 있으므로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연금액을 늘리는 데 쏠쏠하게 기여하는 셈이다.

광주U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하나만 딴 선수들이 여럿 있다.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10점)을 획득했지만 다른 점수가 없거나 있더라도 합한 연금점수가 20점 미만이라서 연금 받을 자격이 안되는 선수에게는 450만원을 특별장려금으로 지급한다. 추후 점수가 늘어나 20점이 돼 연금을 받게 되면 이 450만원은 공제한다.

누적 연금점수가 110점에 도달하면 매월 받는 연금은 100만원이다. 단 올림픽 금메달은 90점이지만 매월 90만원이 아닌 100만원을 받는다. 월정금에는 상한선이 있어서 110점을 넘어도 더 이상 늘지 않고 100만원으로 제한된다.

110점이 넘어 매달 받는 연금이 더 늘지 않는 선수에게는 메달 획득을 독려하기 위해 초과점수 10점당 150만원씩 일시장려금을 지급한다.

올림픽 금메달은 예외로 초과점수 10점당 일시장려금이 500만원이다. 도핑사건으로 자격정지 후 광주U대회를 통해 복귀한 이용대선수는 이미 연금점수를 110점 이상 쌓았기 때문에 배드민턴 단체전 금메달로 150만원의 장려금을 받는다.

◆평생 연금 받고 포상금까지 ‘두둑’

연금은 매달 받지 않고 일시불로 받을 수도 있다. 선수는 월정금과 일시금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월정금 대신 일시금으로 당겨 받는 경우에는 20점부터 30점까지 1점당 112만원씩 지급한다. 예컨대 30점이라면 3360만원을 한꺼번에 수령한다. 30점 초과부터는 1점당 56만원씩 부가해 산출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일시금을 선택한다면 90점에 해당하는 6720만원을 받고 은메달은 5600만원(70점), 동메달은 3920만원(40점)을 받는다. 재차 메달 획득 시에는 합산된 점수에서 기존 점수를 뺀 점수를 산정한 후 지급한다.

메달을 획득하면 체육연금 외에도 정부와 소속 협회로부터 포상금이 주어지기도 한다. 광주U대회 남자 100m에서 10초16으로 한국 신기록을 수립한 김국영은 대한육상연맹으로부터 포상금 500만원을 받는다. 그는 2010 전국 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초31, 10초23으로 한국신기록을 연달아 세워 특별포상금 1억원을 받은 바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포상금을 받는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 금·은·동메달 포상금은 각각 5000만원·2500만원·1500만원이었으나 2012 런던올림픽부터 각각 6000만원·3000만원·1800만원으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여자양궁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기보배 선수와 남자 50m와 10m 공기권총에서 2관왕이 된 진종오 선수 역시 연금 이외에 포상금 1억2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는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으로부터 포상금과 격려금 명목으로 650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받았다.

대상자에게 연금은 사망한 달까지 지급되므로 나이가 많이 들어 지급이 시작되는 다른 복지연금에 비해 상당히 오래 받는다. 게다가 각종 장려금, 포상금 등도 더해진다.

체육인 복지사업에는 경기력향상연구연금 외에도 경기지도자연구비, 특별보조금, 선수·지도자보호지원금, 장애연금, 국외유학지원금, 체육장학금, 복지후생금 등 다양한 후원제도가 있어 운동선수가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데 보탬을 준다. 체육연금 수혜자는 올해까지 약 1700명에 달한다.

이들에게는 매달 20일이면 ‘제2의 월급’이 평생 들어오는 것이다. 대중적인 프로스포츠 종목이 아니면 아무리 운동을 잘해도 배고프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