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시대에 ‘금융+기술’의 융합모델은 금융회사가 구축해야 할 필수과제로 꼽힌다. 핀테크기업의 혁신적인 기술에 편리한 금융을 접목해 금융소비자에게 한단계 더 발전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신한금융지주의 스타트업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SFL)은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상생모델로 주목받는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5월 신한퓨처스랩을 선보인 이후 하나금융이 원큐랩을, 우리은행이 위비핀테크랩을 연이어 출범하는 등 신한퓨처스랩이 은행권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신한은행 본점. /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본점. /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

◆퓨처스랩, 금융 미래 바꾸다

신한퓨처스랩은 은행·증권·카드 등 신한금융 전 계열사와 국내 핀테크회사가 모여 협업하는 신개념 네트워크 프로그램이다. 신한금융은 퓨처스랩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세계 4개국에서 핀테크이노베이션랩을 운영 중인 액센츄어와 손잡고 프로그램을 최초 설계했다. 핀테크기업의 사업화, 투자지원 경과를 보고 받고 주요 핵심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는 SFL운영위원회와 기술개발·정보통신기술(ICT) 관점의 지원사항을 도출하기 위한 기술지원협의체를 구성했다.
신한금융은 핀테크기업과 주요 계열사가 핀테크 금융기술을 공동개발하고 투자금을 비롯해 법률, 특허, 경영컨설팅 등 외부전문인력을 지원한다. 또 일산과 죽전의 신한금융 전산센터를 이용한 정보통신기술(ICT)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연결해준다.


신한퓨처스랩에 참여하는 기업은 장기적인 파트너로 인식한다. 신한금융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핀테크기업을 핵심파트너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확신해서다. 올해는 핀테크사업을 확대하는 일환으로 퓨처스랩 2기를 1기보다 2배 이상 많이 뽑았다.

퓨처스랩 1기는 P2P대출, 블록체인, 외환송금 기술을 가진 핀테크기업이 7곳인 반면 2기는 자산관리, 지급결제, O2O비즈니스, P2P펀딩,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 다양한 기술을 지닌 16곳으로 확대됐다.

현재 퓨처스랩 1·2기는 신한금융 계열사와 연계해 신규상품·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특히 인터페이(2기)는 신한금융의 핀테크 협업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결제시스템 ‘신한 판페이’에 일회용 암호 생산(OTP) 기술을 접목해 보안성을 한층 강화했다. 신한은행의 모바일전문은행인 ‘써니뱅크’에도 인터페이의 보안기술을 도입할 방침이다.


또 파운트(2기, 로보어드바이저)도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을 위한 협업을 진행했고 신한카드는 앱에 자산운용서비스를 탑재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에 참여한 핀테크기업에 직접 투자해 협업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편리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금융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퓨처스랩으로 글로벌 진출 확대

신한퓨처스랩의 활약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최근 영국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에서 신한금융은 영국 현지 핀테크기업 및 연구소 5곳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퓨처스랩 1기 우수업체인 스트리미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핀테크기업과 손을 잡은 것이다.

스트리미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해외송금 핀테크기업으로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엑센츄어 이노베이션 랩 데모데이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이번 영국 핀테크 데모데이에서도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어 신한금융을 비롯한 영국의 스타트업체와 제휴를 성사시켰다.

앞으로 신한금융은 영국 스타트업과 제휴해 전세계 핀테크기술을 선도하는 전문기업 및 연구소와 블록체인 기술연구, 사업화를 위한 지적자원 공유 등 상호협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조기 사업화의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6월 핀테크업체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영국 핀테크투자전문기업 앤스미스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퓨처스랩은 앞으로 그룹의 글로벌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핀테크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는 아시아핀테크 벨트를 구축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퓨처스랩 데모데이에서 참여 기업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퓨처스랩 데모데이에서 참여 기업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

◆디지털금융 지원, 핀테크 확장

이처럼 신한퓨처스랩이 발빠른 성과를 낸 데는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한몫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 사회는 디지털이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로 접어들었다”며 “디지털금융 시대에 맞는 디지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역설했다.
올 초 신한금융은 지주 내 스마트금융팀에서 인원과 역할이 격상된 ‘디지털전략팀’을 중심으로 디지털금융의 리서치와 신사업 발굴, 추진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사의 공동사업 및 제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엔 신한은행의 디지털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할 디지털이노베이션(DI)센터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완료했고 신한카드도 미래사업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확대하는 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디지털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핀테크기업과 상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핀테크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만들 예정”이라며 “신한금융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