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후계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오너 일가 3∙4세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지주회사인 ㈜GS 지분을 줄줄이 매입하는 등 후계구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허창수 회장이 GS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GS 지분이 워낙 잘게 나눠진 탓에 경영권 승계구도는 안갯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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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진=뉴스1 이동원 기자 |
◆잘게 쪼개진 ㈜GS 지분 ‘미묘한 흐름’
㈜GS 지분을 보유한 GS일가는 48명이다. 이들 중 누군가는 ㈜GS 지분을 끊임없이 매입하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매도하다 보니 GS일가 지분은 쉴 새 없이 변한다.
GS일가는 왜 ㈜GS 지분을 사고 파는 걸까. 이는 GS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GS는 GS그룹의 핵심 지주회사다. GS건설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지배구조 상위에 ㈜GS가 있다. GS에너지, GS나노텍 등의 지분을 100% 가까이 가지고 있고 GS리테일 65.75%, GS칼텍스 50%, GS글로벌 50.70%, GS E&R 69.74% 등을 보유하며 대부분의 GS 계열사를 지배한다.
GS일가는 왜 ㈜GS 지분을 사고 파는 걸까. 이는 GS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GS는 GS그룹의 핵심 지주회사다. GS건설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지배구조 상위에 ㈜GS가 있다. GS에너지, GS나노텍 등의 지분을 100% 가까이 가지고 있고 GS리테일 65.75%, GS칼텍스 50%, GS글로벌 50.70%, GS E&R 69.74% 등을 보유하며 대부분의 GS 계열사를 지배한다.
㈜GS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는 허용수 GS EPS 부사장이다. 허 부사장은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고 허만정 창업주의 5남)의 장남으로 지난해 11월 말 GS EPS 대표에 선임된 이후 꾸준히 ㈜GS 주식을 사들였다. 보유지분율은 현재 5.16%까지 확대됐다. 그의 보유지분은 GS그룹의 현 수장인 사촌형 허창수 GS그룹 회장(4.66%)보다도 많은 상태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 허진수 GS칼텍스 회장도 승계 후보군에 속한다. 그는 ㈜GS 지분 1.98%를 쥐고 있으며 지난해 GS칼텍스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GS칼텍스는 GS그룹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반면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은 ㈜GS 지분을 줄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장내매도를 통해 2500주를 매각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2000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허 사장의 ㈜GS 보유지분율은 2.54%에서 2.52%로 줄었다. 2014년까지만 해도 허 사장은 형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GS 매도물량을 대거 받아갔지만 올 들어 이를 조금씩 팔아치우는 모습이다. 대신 허 사장의 장남인 원홍씨와 장녀 성윤씨가 ㈜GS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홍’자 돌림 4세 부상
GS가 4세 사이에서도 심상찮은 기류가 흐른다. 우선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는 ㈜GS 지분 0.48%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현재 총수의 외동아들이자 장남이라는 점에서 승계후보로 거론된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도 후계선상에 올라 있다. 그는 GS가의 장손으로 현재 ㈜GS 지분 1.70%를 가지고 있다. 범LG가는 보수적인 가풍 속에서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범LG가로 분류되는 GS그룹 역시 유교적인 가풍으로 장자승계 원칙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장자승계 원칙대로라면 허윤홍 전무 또는 허준홍 전무가 다음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 GS가 4세 중 가장 연장자인 허세홍 GS글로벌 대표(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선 허서홍 GS에너지 상무(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도 주목할 만하다. 허서홍 상무는 ㈜GS 지분 1.19%를, 허세홍 대표는 1.4%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GS가의 경영권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GS 측은 현재 허창수 회장이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승계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포스트 허창수’로 허용수 부사장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GS그룹 측은 “허용수 대표가 부친인 고 허완구 회장의 지분을 받으면서 보유 지분이 다소 높아진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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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3·4세 일감 몰아주기 논란
이처럼 그룹 내 승계구도가 묘연해진 가운데 최근 GS의 내부거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포착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대기업 중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비지주회사 계열사(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이 GS그룹이다. GS그룹의 총 29개 비지주회사 계열사 중 13개 회사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GS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3·4세의 상속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GS의 비상장 비지주사 계열사는 대부분 GS 3·4세가 지분을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회장과 친족이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비상장 비지주사 계열사는 지에스네오텍, 보헌개발, 켐텍인터내셔날, 옥산유통, 지에스아이티엠, 승산, 센트럴모터스, 위너셋, 엔씨타스, 삼정건업, 프로케어 등 총 11개로 조사됐다. 상장사인 GS건설과 삼양통상도 허 회장과 친족이 각각 27.9%, 49.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공정위 점검 대상에 포함된 옥산유통의 경우 3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3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기준 전체 매출 7123억원 가운데 2293억원을 GS리테일과의 거래를 통해 달성한 것. 이 회사는 미국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로부터 독점으로 담배를 수입해 GS리테일 산하 편의점 GS25 등에 납품한다. 옥산유통의 지분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GS 측은 “옥산유통을 담배를 유통하는 회사로 GS25뿐 아니라 CU, 세븐일레븐 등 모든 편의점에 담배를 납품하고 있다”면서 “GS그룹 전반적인 내부거래 비율은 타 그룹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열사마다 (내부거래) 비율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금전적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현행법상 대기업 계열사가 오너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면 제재를 받지만 공정위가 이 지분율 기준을 20%로 낮추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어서 GS그룹 등 대기업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