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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탑인 수미광명탑과 대원사티벳박물관. /사진=한국관광공사 |
◆보성 대원사와 티벳박물관
전남 보성의 고찰 대원사는 한국과 티베트의 불교문화를 모두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5.5㎞에 이르는 진입로를 따라 만개한 벚꽃의 향연을 즐기며 걷다 보면 이국적인 불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초르텐’이라 불리는 티베트 불탑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높이 15m의 희고 웅장한 수미광명탑과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 깃발 ‘타르초’가 이채롭다. 맞은편에는 티베트 사원 양식으로 지은 대원사티벳박물관이 우뚝 섰다. 해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보던 풍경을 눈앞에 맞닥뜨린 듯 낯설고 비현실적이다.
대원사극락전의 관음보살 달마대사 벽화(보물 1861호)도 놓치지 말자. 현지인과 함께하는 티베트 문화 체험이나 템플스테이에 참가해도 좋다. 인근 여행 명소로는 보성군립백민미술관과 서재필기념공원이 있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벌교 역시 보성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조정래 작가의 문학 세계와 <태백산맥>이 자료를 만나는 태백산맥문학관과 소설 속 명소를 따라 걷는 태백산맥문학기행길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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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단길의 랜드마크인 이슬람 중앙성원. /사진=한국관광공사 |
◆서울 이태원 우사단길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내외국인 가리지 않는 도심 여행명소다. 오랫동안 외국인이 많이 거주한 데다 새로운 볼거리가 많아서다. 이중 우사단길은 이태원의 숨은 명소로, 이국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 또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국내 최초 이슬람사원인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이 있다. 주변에는 할랄 전문점이 여럿 있다. 또한 오래된 주택가와 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초반,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옛 모습을 간직했다. 최근 예술가와 청년 창업자들이 골목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오랫동안 동네를 지켜온 세탁소와 미용실, 개성 넘치는 새로운 공방과 카페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서울 도심 전망은 우사단길의 매력 포인트다. 흥미로운 명소도 많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바이닐앤플라스틱, 삼성미술관 리움, 독서당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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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다문화마을특구의 러시아식으로 꾸민 한 레스토랑. /사진=한국관광공사 |
◆안산 안산다문화마을특구
경기 안산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2019년 1월, 안산시 거주 외국인은 외국인 107개국 8만6000여명. 이 가운데 57개국 2만1000여명이 원곡동에 거주한다. 원곡동 일대는 이런 특수성을 인정받아 2009년 국내에서 처음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국내에서 여권 없이 떠나는 ‘세계 여행지’다.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에서는 50여개 나라에서 수집한 전시물 1400여점을 통해 다양성의 힘을 느껴볼 수 있다. 풍성한 먹거리는 놓칠 수 없는 재미다. 다문화음식거리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네팔, 인도, 베트남, 태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내놓은 식당 184곳이 펼쳐진다. 이중 62개 업소는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의 ‘현지조리사추천제’에 따라 현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한다. 주변 명소로는 화랑유원지, 시화나래조력문화관과 달전망대, 누에섬 등대전망대, 구봉도와 낙조전망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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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피아집 외관과 벽화. /사진=한국관광공사 |
◆춘천 에티오피아참전기념관
강원 춘천시에 에티오피아가 한층 가깝게 느껴지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공지천에 자리한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다. 한국전쟁 당시 에티오피아군의 전공(戰功)과 희생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에티오피아 전통 가옥을 형상화해 지었다. 도로 건너편 ‘이디오피아집’은 참전기념관이 생기기 전인 1968년부터 에티오피아와 연을 맺은 카페다. 에티오피아 황제가 카페 이름과 황실의 상징인 황금 사자 문양을 내렸다 한다. 또 1974년까지 황실 생두를 보내왔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향과 문화를 접하는 명소다.
춘천은 이밖에도 색다른 여행지가 많다. 물레길은 호수를 카누로 경험하는 춘천의 물길이다. 근래에는 여럿이 함께 타는 킹카누가 주목 받는다. 옛 김유정역과 김유정문학촌은 젊은 연인들의 포토 존으로 인기다. 육림고개는 춘천에서 떠오르는 거리다. 옛 상권에 청년 상인들이 가세해 뉴트로풍 거리를 만들었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지난해 9월 영상 콘텐츠와 시설물 등을 보완해 다시 열었다. 토이로봇관이 이웃해 가족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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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지중해마을 산토리니 구역. /사진=한국관광공사 |
◆아산 지중해마을과 세계꽃식물원
충남 아산에서는 색이 펼치는 화려한 공간에 빠질 수 있다. 지중해마을은 푸른 지붕에 파스텔 톤 담장이 이채롭다. 또 세계꽃식물원은 형형색색의 꽃이 대형 온실을 채운다. 탕정면 지중해마을은 첫인상부터 이국적이다. 예전에 포도밭이던 곳은 그리스의 섬과 프랑스 남부의 건축양식을 빌려 탈바꿈했다. 64채의 건물이 들어찬 골목은 산토리니, 파르테논, 프로방스구역으로 각각 나뉜다. 공방, 레스토랑, 기념품 숍이 골목을 소담스럽게 채웠다.
도고면 세계꽃식물원은 3000종이 넘는 꽃이 온실을 장식한 곳이다. 거대 온실에 들어서면 붉은 베고니아 꽃 터널이 봄 분위기를 한껏 뽐낸다. 보라색 꽃이 만발한 온실도 인기다. 연못정원과 미로정원 등 테마 정원을 갖췄다. 또 꽃밥을 맛보고 분갈이와 천연 염색 손수건 만들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아산 여행 때는 소나무 숲길이 그윽한 봉곡사 천년의숲, 맹사성 일가의 유적이 자리한 아산 맹씨 행단, 호젓한 봄 산책로와 전통 민속자료가 어우러진 온양민속박물관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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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상점이 들어선 독일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
◆남해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
경남 사천에서 삼천포·창선대교를 건너면 남해군 창선면이다. 동대만을 따라 도로를 달려 지족해협을 지나면 곧 독일마을에 이른다. 1960~1970년대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돌아와 정착한 마을이다. 흰 벽과 주황색 기와지붕이 눈에 띄는 독일식 건물 40여채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든다. 독일 교포들이 현지에서 가져온 건축자재로 전통적인 독일식 주택을 세웠다고 한다.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 빵 등 다양한 독일 음식 맛보기는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독일마을 위쪽 낮은 언덕에는 원예예술촌이 자리한다. 약 16만5300㎡(5만여평) 대지에 세계 각국의 테마 정원이 들어섰다. 베르사유궁전의 정원을 본떠 만든 프랑스식 정원, 바위와 석등이 어우러진 일본풍 정원, 현대적으로 꾸민 미국식 정원, 풍차가 멋스러운 네덜란드 정원에서 봄이 무르익는다. 팽나무와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을 촘촘하게 심은 물건리 방조어부림, 폐교를 개조해 예술 공간으로 꾸민 해오름예술촌, 커다란 바람개비가 눈길을 끄는 바람흔적미술관은 남해 여행에 특별함을 더한다. 나비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나비생태공원도 남해의 봄을 깊이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