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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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후 첫 거래한 지 1년이 된다. 1년간 흐름을 요약하면 ▲눈물의 개인투자자 ▲재미 본 외국인 ▲기관의 무관심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첫날 5만1900원에 장을 마감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말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올 들어서는 회복 가능성을 슬며시 내비치고 있다.

개미들은 액면분할 첫 두 달간 집중 매수에 나섰지만 주가는 아직까지 액면분할 초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해 매도에 집중해오다 올 들어 매수세로 돌아서 주가 상승세에 발을 맞췄다. 기관은 액면분할 후 매도에 무게를 실은 분위기여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액면분할 1년… 개미 '울고', 외인 '웃고', 기관 '덤덤'

◆엇박자 개미… 외인은 투자 적중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액면가를 50대 1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승인했다. 4월 말 거래가 정지된 후 5월4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1주당 가격이 250만원을 넘어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워지자 투자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이다.

거래재개 첫날 5만1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6월 초까지 주가는 5만원선을 걸친 상태서 움직였지만 그 이후에는 단 한번도 5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주가도 지속 하락해 지난해 12월에는 3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고점 논란 등이 주가하락을 부추긴 요인이다.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5~6월 2조5000억원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하지만 주가는 아직까지 1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총 3조4705억원을 순매수하다 지친 나머지 올 들어서는 3756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올해 주가는 다시 4만원 중순대를 회복한 상태여서 투자 엇박자에 꼬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언제나처럼 주가를 이끈 모습이다. 지난해 5월 858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6월 1조959억원, 7월 2834억원을 순매수하며 재투자 시점을 기다렸다. 2018년 총 1조4239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올 들어 다시 1조4346억원 순매수하며 투심을 이끌었다.

특히 1월에만 2조3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는데 지난해 말 3만원대까지 떨어진 주가는 올 1월말 4만6000원대까지 회복해 투자전략이 적중한 모습을 보였다.

기관은 삼성전자에 대해 무관심한 1년을 보냈다. 지난해 5월 2조1337억원을 팔아치운 기관들은 이후에도 이렇다 할 매수기조를 보이지 않은 채 1년을 보냈다. 2018년은 1조9618억원, 올 들어서는 1조457억원을 각각 순매도해 올해도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자료: 한국거래소 / 단위: 원
자료: 한국거래소 / 단위: 원

◆엇갈린 주가 전망… 하반기 이후 기대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주가 예측도 쉽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저점 매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글로벌 환경이 그리 우호적이지만 않다는 게 변수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10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5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장밋빛 미래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서버디램 고정가격은 전분기보다 20% 하락이 예상돼 메모리반도체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실적에 비해 주가 반등 속도가 빨라 선행지표의 의미 있는 회복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격 매수를 구사하기는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이후 반등을 내다보고 있다. 서버디램 수요의 회복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하반기 들어 메모리가격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디램·낸드플래시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부진 지속으로 메모리업체의 공급조절 의지가 강해져 하반기에 수급개선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클라우드 사업 성장이 지속되고 있어 데이터센터의 설비투자 회복이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부터 전 사업부문에 걸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앞으로 1~2년 사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경우 추가적인 가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