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정신과의사. /사진=MBC 'PD수첩' 방송캡처
김현철 정신과의사. /사진=MBC 'PD수첩' 방송캡처

김현철 정신과 의사가 환자들에게 '그루밍(Grooming·성적 길들이기) 성폭력'을 자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MBC PD수첩은 28일 ‘굿 닥터의 위험한 진료’ 편‘을 통해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환자들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방송에 따르면 김 원장은 상습적으로 직원과 환자를 성희롱하고 환자 진료 내용을 발설해왔다. 이날 환자 2명은 김 원장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지난 2013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후 유명세를 탄 정신과 전문의다. 그는 당시 '무한도전' 멤버 중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멤버로 개그맨 정형돈을 꼽았고, 실제 2년 뒤인 2015년 정형돈은 공황장애 증세로 방송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김 원장은 각종 매체에 출연하며 '스타 의사'로 자리매김했다. 김 원장을 찾는 환자는 하루에 1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원장은 지난 2017년 배우 유아인을 '경조증'이라고 공개 진단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유아인이 페미니즘 논쟁으로 구설에 오르자 김 원장은 유아인을 상담도 하지 않고 SNS로 공개 진단을 내렸다. 

당시 김 원장은 유아인이 일주일째 트위터로 논쟁을 벌이자 "진심이 오해받고 한순간에 소외되고 인간에 대한 환멸이 조정 안될 때 급성 경조증이 유발 가능하다"며 "이론상 내년 2월이 가장 위험하다"라는 글로 유아인의 정신 상태를 진단했다. 

이에 유아인은 "집단이 사상검열을 통해 개인과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심도깊은 접근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 접근해야 할 정신과 의사들이 부정한 목적으로 인간 정신을 검열하며 반대세력을 강제수용하고 숙청하며 인권을 유린한 오만과 광기의 폐단이 근현대사에서 어떤 폭력으로 펼쳐졌고 오늘날 우리는 그런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살펴보시고 시대정신을 상기하시길 바랍니다. '정신' 차리세요. 이 헛똑똑이 양반님들아"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김 원장이 의료인 윤리규정을 어겼다는 비판이 나오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