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이 오늘(20일) 온라인개학을 한다. /사진=장동규 기자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이 오늘(20일) 온라인개학을 한다. /사진=장동규 기자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이 오늘(20일) 온라인개학을 한 가운데 엄마들의 근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보살펴야 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개학은 사실상 '엄마 개학'이 될 수밖에 없다는 호소가 곳곳에서 나온다. 특히 아이를 봐줄 수 없는 맞벌이 부부의 한숨은 더 깊다.
  

초등 저학년 137만명 온라인 개학… 출석체크는 보호자가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137만여명이 원격 수업을 받는다. 앞서 중·고 3학년은 이달 9일,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은 16일 온라인개학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 3학년은 상급 학년들처럼 컴퓨터·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실시간 쌍방향형 또는 콘텐츠·과제 제공형 원격수업을 듣는다.
초등 1∼2학년은 다른 학년과 달리 텔레비전을 이용한 EBS 방송 중심의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 컴퓨터·스마트기기로 교사와 소통하면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기 어려운 나이대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EBS는 케이블 채널인 'EBS 플러스2'에서 방영되던 초등 1∼2학년 대상 프로그램을 지난 6일부터 지상파인 'EBS 2TV'로 송출하고 있다.

특히 초등 1∼2학년 출석 체크는 부모·조부모 등 가정에 있는 보호자가 대신 해야 한다. 교사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보호자에게 아이들 출석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교육 당국은 각 초등학교가 '학습꾸러미'(배움꾸러미)를 각 가정에 배포하도록 했다. 학습꾸러미에는 아이들이 집에서 한글·산수 등을 연습할 수 있는 학습지 등이 담겼다. 꾸러미 배포 주기는 학교 재량이다.


앞서 온라인개학을 앞두고 맘카페를 중심으로 맞벌이 학부모의 고충글이 다수 게재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온라인개학을 앞두고 맘카페를 중심으로 맞벌이 학부모의 고충글이 다수 게재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개학에 휴가 내는 맞벌이 부부

… "세심한 보살핌 필요"
앞서 온라인개학을 앞두고 맘카페를 중심으로 맞벌이 부부의 고충글이 다수 게재됐다. 대다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온라인개학에 동의한다면서도 맞벌이 학부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경기 용인의 한 맘카페에는 누리꾼 sylv****가 '온라인개학, 맞벌이에 대한 배려가 없어 화난다'는 제목의 글에서 "멘붕이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저학년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라고 소개한 이 누리꾼은 "학교에 '아이가 어른없이 혼자할 수 있는 시스템이냐'라고 질문하자 '아, 아이가 혼자 있어요?'라는 대답만 들었다"라며 "당장 월요일부터 수업인데 구체적인 답변은 목요일과 금요일에 알려줄 수 있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는 휴가를 내야하는 상황인데 너무 배려가 없어 화난다"고 분노했다.

해당 글에는 "전 온라인개학 첫 3일 동안은 쉬려고요" "저도 온라인개학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았어요. 저도 개학하고 하루이틀 휴가내려고 합니다" "중딩딸도 개학 4일차까진 접속하고 꼭 한두번은 '엄마!'하면서 불렀다. 이 상황에 저학년은…"이라며 다수의 동조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경기 파주의 한 맘카페에도 "온라인개학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위염이 도졌다. 지금 추세로는 코로나도 거의 안정권이니 차라리 다음달이라도 오프라인 개학을 하는게 낫지 않냐"라며 "아이가 집에서 혼자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니 안쓰럽다. 집에 있으며 옆에서 봐줄텐데 못해주니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정세균 총리는 2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오늘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온라인개학이 시작된다"며 "맞벌이 부부나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을 중심으로 긴급돌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이라 아직 기기에 익숙하지 않고 오랜 시간 집중하기도 어려워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등교 개학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교육부는 이르면 5월 초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었다고 판단되면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조금씩 병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