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동주 기자,원태성 기자 = "어이! 노다리!"
국민 MC 유재석이 거리낌 없이 별명을 부르는 이 남자, 가수들의 선생님으로 알려진 보컬 코치 노영주다.
최근 MBC '놀면뭐하니?' 방송에서 엄정화와 함께한 감동적인 보컬 코치 장면으로 회자되는 노영주 파워보컬 대표를 지난 14일 서울시 중구 파워보컬 사무실에서 만났다.
방송 이후 주변 반응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는 "다비치 해리, 윤하, 이하늬 등이 '선생님 잘 봤다'고 연락이 왔다"며 내로라하는 가수와 배우의 이름을 친근하게 말했다. '가수들이 데뷔할 때 노영주를 거쳐 간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그의 연예인 제자들은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성시경, 장나라, 이수영, 휘성, 윤하, 다비치 등이 있다.
다음은 노 대표와의 일문일답.
-가장 많은 가수를 가르친 보컬 코치라는 말이 있다. 사실인가.
▶사실 숫자를 세보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97년부터 오랫동안 해왔다. 제일 초창기에는 이수영부터 장나라, 성시경, 다비치, 최근에는 프로듀스101 박지훈도 가르쳤다. '누구누구 레슨하셨죠?'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빨리 답이 나와야 하는 데 함께한 분들이 많아서 말이 잘 안 나온다. 아이돌의 경우 회사 연습생들이 단체로 온다. 그러다 보니 팀 이름이고 예명이고 헷갈리는 것이 많다. 아저씨가 돼서 그런 것 같다.
-최근 '놀면뭐하니?' 방송이 화제가 됐다. '노영주는 마법사다', '보컬 계의 의사 선생님이다', '보컬트레이너는 심리치료도 하나'와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정말 감사하다. 사실 보컬 코치는 노래하는 사람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결하도록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그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도의 범위가 넓어진다. 예를 들면 신인은 연습 생활이 정말 힘든데, 그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위로해준다. 또 목소리 내는 것을 도와주려면 의사처럼 음성 병리학적인 공부도 하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역할들을 하다 보니 이런 점이 방송에서 느껴졌나 보다. 실제 댓글들에서 말한 역할들을 하고 있다.
-엄정화에게 한 보컬 코치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엄정화씨의 성대가 한 쪽이 마비돼 소리를 내는데 불편한 상태였다. 성대를 풀어주고 성대가 잘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집중했다. 지금도 그렇게 레슨을 받고 있다. 네 번 정도 진행했다. 꾸준히 좋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의지가 강하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함께 따라오지 못하면 힘들 수 있는데 본인이 너무 열심히 해서 앞으로 더 좋아질 거로 생각한다. 솔로 앨범 등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하고 있고 본인도 그렇게 욕심을 내고 있다.
-유재석과 남다른 친분도 보였다. 유재석이 스스럼없이 '노다리'라고 부르던데, 노다리는 무슨 뜻인가.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는데 엄정화씨도 재석이 형에게 노다리 뜻이 뭔지 물어봤다. 재석이 형 본인도 무슨 뜻인지 모른다. 대학교 다닐 때 장난스럽게 애칭으로 불렀던 것 같다. 형과는 학교 다닐 때 정말 친했다. 집에 놀러 가고 자고 먹고. 메뚜기 시절 지방에 행사 가면 내가 운전하고.
-유재석과 노영주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해 뿌듯할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두고 흔히 하는 표현으로 '잘됐다'고 하는데, 재석이 형이 그걸 기뻐하는 것이 느껴져 고마웠다. 좋은 일을 같이 기뻐하는 것이 진짜 가까운 사람이라고 하는데, 형이 그렇게 뿌듯해해서 나도 고맙다. 형은 연예인이기 때문에 방송으로 보게 되는데, 형을 보면 정말 열심히 한다는 게 느껴진다. 일하다 지칠 때 그 모습을 보면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된다.
-제자들이 워낙 많은데, 유독 기억에 남는 제자들이 있나.
▶이수영이란 친구는 고등학교 때 만났는데 정말 착하고 순수했던 기억이 있다. 그 착하고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노래로 표현되는 걸 느꼈다. 또 성시경은 목소리 톤이 너무 감미로워서 기억에 남고, 윤하는 너무 똑똑해서 놀랐고, 휘성은 너무 집요하게 열심히 해서 놀랐고, 다비치 해리는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고. 얘기하다 보니 너무 많다.
-다른 매체 인터뷰를 비롯해 가수 제자를 거론할 때 '이수영'을 꼭 제일 먼저 이야기하더라.
▶레슨받을 때 코에 땀이 송송 맺힐 정도로 열심히 했다. 그것도 그렇지만, 레슨 마지막 날 연습에 집중을 못 하더니 마지막 선물로 (정말 옛날인데) 핸드폰 안테나에 꽂는 인형을 부끄러워하면서 내밀었다. 그 순수하고 착한 모습이 나에게 강렬했던 것 같다. 사실 한번 만나보고 싶다. 본 지가 오래됐다. 보고 싶다. 연락 달라.
-좋은 가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음악을 한다는 게 뭔지 아는 사람.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다 보면 음악을 '잘하는 것'에 생각이 매몰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노래를 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정말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기쁘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음악을 한다는 것이 뭔지 놓치지 않고 아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그럼 좋은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인가.
▶두 가지다. 하나는 들었을 때 장르가 떠오르는 목소리. 성시경을 처음 들었을 때 '와, 이건 발라드다'하고 떠올랐다. 또 다른 하나는 진솔한 목소리다. 솔직한 자기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 그런 사람들은 말할 때나 노래할 때나 목소리가 똑같고 어떤 노래를 해도 그 가수인지 모두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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