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조선 영도조선소. /사진=대선조선
대선조선 영도조선소. /사진=대선조선
올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중형조선사의 매각작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매각작업이 마무리돼도 고용안정, 조선업 영위 등 갈등 불씨가 남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동일철강은 내년 4월 15일까지 대선조선의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조선소 개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선조선, 10년 만에 새 주인 맞아 


동일철강은 현재 1, 3공장으로 나눠진 야드를 하나로 통합하고 현 다대지역 3공장에서만 새 배를 짓는다는 구상이다. 1공장은 수리 전문 조선소로 바꿀 예정이다. 1967년 설립된 동일철강은 부산시 진구에서 철강 제품 제조 및 판매를 하고 있다. 

1945년 부산 영도에서 설립된 대선조선은 중형 컨테이너선과 화학제품 운반선, 참치 선망선 등을 만드는 회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부터 자율협약의 형태로 수출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17년부터 대선조선을 매각하려고 두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올 초 진행된 매각 과정에서도 영국계 펀드가 인수 의향을 밝혔다가 철회했다. 

그러다 지난 10월 본입찰에 단독으로 들어온 동일철강이 인수 의사를 끝까지 유지하면서 대선조선 주식 460만주를 23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이는 동일철강 자기자본의 42.33%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일철강이 보유한 대선조선의 지분은 46%다. 

이에 따라 올해 국책은행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중형조선사 매각작업은 막바지에 이르게 됐다.  

고용안정·조선업 영위 과제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MR 탱커. /사진=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MR 탱커. /사진=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각각 동부건설 컨소시엄, 유암코-KHC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수은은 올해 초 성동조선해양을 HSG중공업과 큐리어스 PE(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다만 과제는 남아있다. STX조선해양은 투자자와 고용안정 관련 협의를 끌어내야 한다. STX조선은 2018년 6월부터 생산직 500여명이 무급순환 휴직을 했다. 250명씩 번갈아 6개월씩 일하고 6개월은 월급을 받지 않고 대기했다. 

하지만 순환 무급휴직을 3년째 겪은 노조원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품자 경남도·창원시는 내년 5월까지 생산직 절반을 공공근로에 투입하기로 했다. 유암코가 본계약을 체결하고 잔금 납부를 완료하면 내년 5월 이후의 고용 문제를 노조와 매듭지어야 한다. 이 과정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11~12월 코로나 재확산으로 유럽 선주들이 업무에 어려움을 겪으며 오가던 계약 논의가 사라져버렸다"며 "당장 일감이 크게 늘지 않으면 고용안정도 확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땅을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의 '알짜 자산'으로 통하는 영도조선소 부지를 개발하고 조선 부문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영도조선소 부지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와 부산시는 영도조선소 부지를 부동산 가치만 따져 개발할 경우 행정력을 동원해 막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업을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부지 이동을 해야 조선부문 정상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부지 규모로는 중형급 이상의 상선을 건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