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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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오늘 여전사 CEO(최고경영자)들과 회동을 갖는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은보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대형 카드사 4곳과 캐피탈사 3곳,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정 금감원장은 올해 8월 취임 후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 대표들과 매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업계 CEO들과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쟁점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이 될 전망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해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올해 말 수수료 개편안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적용된다.

당초 수수료 개편안은 지난달 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달 말까지 연기됐다. 노조는 적격비용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수수료 추가 인하가 확정될 경우 신용카드 결제를 중단하는 '결제 셧다운' 수준의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에 적격비용 재산정 시기를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비용은 신용카드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VAN(카드결제중개업자) 수수료 ▲마케팅비용 등으로 구성된 결제 원가를 뜻한다. 적격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수수료율을 낮출 여력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수수료 재산정 초읽기… 금감원장, 오늘 카드사 CEO 만난다
카드 업계는 지속적인 추가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됐다고 호소 중이다. 카드 수수료는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 동안 연이어 13번 인하됐다. 내리막길 끝에 현행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0.8%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가맹점은 1.3%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1.4%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가맹점은 1.6%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수수료율이 0.1% 인하될 경우 내년 카드사 합산 영업이익은 52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0월 전국 소상공인 6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소상공인의 85.4%는 현행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으로 수수료가 인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카드업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카드 수수료 수익이 아닌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자동차할부금융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내년 1월부터 카드론도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