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 © AFP=뉴스1
리오넬 메시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1년은 세계 축구 역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힐 만한 '세기의 이적'이 나온 해였다.'영원한 바르사맨' 일 것만 같던 리오넬 메시가 파리생제르맹(프랑스·PS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메시가 PSG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어색할 만큼 큰 사건이었다.
PSG는 8월11일(이하 한국시간) 메시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메시는 이전까지 바르셀로나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메시는 2000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한 이래 바르셀로나에서만 20년을 뛰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시간 동안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함께 프리메라리가 10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우승, 그 외 크고 작은 컵 대회에서 21회의 우승을 일궈냈다.


트로피 숫자만 많은 것도 아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특유의 '티키타카'와 빠른 템포의 역습의 중심에 서 있던, 바르셀로나 축구 그 자체를 상징하는 선수였다.

올해가 오기 전까지는 그런 메시가 바르셀로나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뛴다는 상상을 하는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2021년 여름, 그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현실로 바뀌었다.

극심한 재정 문제를 겪고 있던 바르셀로나는 급여 삭감까지 감수하며 잔류를 희망했던 메시를 품을 수 없었고, 결국 메시는 자유계약으로 PSG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적생'의 메시의 효과는 대단했다. 메시가 파리에 도착하는 순간을 보기 위해 수십만 인파가 광장으로 몰려들었고, 반나절 만에 메시 관련 유니폼과 기념품이 1300억원 이상 팔려나갔다.

메시가 뛴다는 소식에 PSG 경기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매진됐으며, 메시를 보기 위해 한 경기당 5000만원이 넘는 암표까지 나돌았다.

메시의 유니폼 © AFP=뉴스1
메시의 유니폼 © AFP=뉴스1

다만 천하의 메시도 프로 커리어에서 처음 겪는 이적에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 20년 동안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새 무대, 새 팀을 익히느라 초반엔 부진했다. 상대 수비수들이 이를 악물고 덤볐고, 가벼운 무릎 부상까지 뒤따랐다.
기대와 관심이 워낙 큰 메시다보니 이 부진을 틈타 "메시의 시대는 끝났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만 신이었다"는 비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메시는 이를 조금씩 이겨냈다. 'UCL의 사나이' 타이틀은 새 팀에서도 유효했다. UCL 조별리그 5경기 5골을 기록하며 PSG를 16강에 올려놓았다. 결장이 잦았던 리그에서도 5번째 출전 만에 데뷔골을 넣는 등 1골5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를 쌓아가고 있다.

명성도 잃지 않았다. 11월30일 열린 2021 발롱도르 시상식에선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조르지뉴(첼시)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메시는 2009·2010·2011·2012년 4년 연속 수상한 데 이어 2015년과 2019년, 올해까지 통산 7번째 발롱도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했다.

물론 아직도 메시의 이적이 PSG와 메시에게 성공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뤄야 할 목표가 있다.

PSG는 숙원인 유럽 제패를 위해 'UCL 우승 10회' 경력의 메시를 영입했다. 입단식에서 "PSG와 함께 UCL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을만큼 메시도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현재진행형이다. 메시는 20년 동안 입던 유니폼을 새롭게 바꿨고, 이후 약간의 부침이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PSG 역시 메시를 믿고 있다.

메시는 긴 호흡으로 적응을 끝냈고 무릎 부상에서도 완벽하게 돌아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PSG 감독은 메시를 향해 "메시는 메시다. 우리에게 언제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며 변함없는 지지와 신뢰를 보냈다.

이제 메시는 메시의 'PSG 시대'와 함께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메시의 PSG 유니폼이 어색하지 않을 날도 머잖았다.

리오넬 메시 © AFP=뉴스1
리오넬 메시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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