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서문로에 위치한 HYK파트너스 사무실. /사진=권가림 기자
서울 중구 소서문로에 위치한 HYK파트너스 사무실. /사진=권가림 기자
"결국 실적이다."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는 17일 머니S 기자와 만나 '조현민 한진 사장 승진 및 이사회 진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실적이) 훨씬 더 좋아져야 하는데 주주 입장에서는 마땅하지 않다"며 "(사내이사가) 누가 되건 비전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경영진의 사업 시도는 긍정적인데, 결과를 지켜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운용사 HYK파트너스는 한진 지분 9.7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조현민 사장은 2020년 말 한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내이사 선임은 예정된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HYK파트너스의 견제에 물러서야 했다.  

HYK파트너스는 2020년 말 당시 조현민 부사장의 승진에 대해 "재벌 일가의 폐쇄적 경영에 대한 감독을 위해 주주제안을 한다"고 밝히고 이듬해 1월 서울중앙지법에 주주 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한진은 조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주총 안건에 상정하지도 못하고, 이사 수 증원 등 HYK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였다.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 /사진=HYK파트너스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 /사진=HYK파트너스
한진은 지난 12일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현민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후 관심은 조 사장의 이사회 진입 성공 여부에 모인다. 한진 공동 대표였던 류경표 사장이 사임 후 지주회사로 자리를 옮겨 사내이사 한 자리를 비웠다. 조 사장을 위한 자리로 관측된다.  

조 사장은 한진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기 위해서라도 올해 이사회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2018년 4월 업무회의에서 참석자에게 물컵을 던지며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패를 부린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로 인해 한진그룹 계열사 보직을 모두 내려놨지만, 2019년 6월 전무로 경영에 복귀했다. 그 후 2년6개월 만에 사장에 올랐다 

'물컵갑질' '진에어 불법 취업' 등으로 비난 받은 조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시도가 물거품이 된 후 신사업에 주력해 오고 있었다. 물류사업에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을 접목했고 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를 구축했다. 게임 매니아로 알려진 그는 모바일 게임 '택배왕아일랜드'도 내놨다. 

하지만 신사업이 실효성 없이 추진된다는 지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과 접점을 늘리거나 고객 혜택을 확대하는 사업이어야 의미가 있다"면서 "한진이 진행하는 신사업은 이런 내용이 아닌 것 같고 수익성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물류에 접목한 기술도 고차원 기술이 아닌데, 메타버스 시대에 시각화된 게임 사업을 추진한 것도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그룹 사옥. /사진=한진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