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가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다. 중국은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23.4%로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14.1%를 유지하며 3위 자리에 올랐고 SK온은 7.4%에서 5.2%로, 삼성SDI는 4.8%에서 4.1%로 점유율이 줄며 각각 5위, 7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 변화는 ▲LG에너지솔루션 17.2킬로와트시(kWh)→ 25.7kWh ▲SK온 9.0kWh→ 9.5kWh ▲삼성SDI 5.9kWh→ 7.5kWh 등이다. 3사 모두 배터리 사용량이 늘었으나 중국 업체보다 성장이 더디면서 점유율 하락이 나타났다.


올 1~4월 글로벌 점유율 1·2위 업체는 각각 중국 CATL(35.9%)과 BYD(16.1%)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CATL과 BYD의 점유율은 각각 1.5%포인트, 4.6%포인트 확대됐다. 배터리 사용량은 CATL이 42.1kWh에서 65.6kWh로, BYD는 14.1kWh에서 29.4kWh로 늘었다. 두 회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향이다.

일본 파나소닉은 점유율이 9.0%에서 8.2%로 줄면서 4위를 기록했고 중국 CALB은 점유율이 4.1%에서 4.6%로 늘면서 6위 자리에 올랐다. 8~10위 업체는 각각 궈시안(2.6%→ 2.4%), EVE(1.4%→ 1.8%), 신왕다(1.6%→ 1.5%)로 집계됐다.

K-배터리, 북미 공장 건설… 양극재·음극재 확보까지

인터배터리 2023에 참가한 배터리 3사. /사진=김동욱 기자
인터배터리 2023에 참가한 배터리 3사. /사진=김동욱 기자

국내 업체들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투자 확대에 주력하는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얻고자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한다. IRA는 북미 조립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부품을 50%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는 등의 보조금 규정을 지키기 위해선 현지 공장이 있어야 유리하다. 현지 생산 시 배터리 업체에 제공되는 생산세액공제(AMPC)도 북미 공장 건설 이유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총 5조7000억원을 투자해 북미에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법인(30기가와트시·GWh)을 짓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공장 건설을 시작해 오는 2025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한다. 생산된 배터리 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 팩으로 제작한 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총 140GWh), 일본 혼다(40GWh), 다국적 스텔란티스(45GWh)와도 각각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핵심소재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업체 노보닉스와 인조흑연 공동개발협약(JDA) 및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음극재 핵심소재인 인조흑연을 공동개발해 10년간 5만톤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는 게 골자다. 지난 4월에는 포스코퓨처엠과 30조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계약을 맺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소재다.

삼성SDI와 SK온도 상황이 비슷하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최대 33GWh 규모 공장을, GM와 30GWh 이상 규모의 공장을 각각 짓기로 합의했다. 소재 확보와 관련해서는 포스코퓨처엠과 40조원 규모의 양극재 수급계약을 맺었다. SK온은 포드와 총 129GWh 규모 공장 3곳, 현대차와 35GWh 공장 1곳을 짓는다. 에코프로, 중국 GEM 등과는 한국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전구체는 양극재 핵심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