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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이 글로벌 시장에서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K-배터리 3사의 합계보다도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며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별 판매 실적은 432GWh(기가와트시)이며 배터리 팩 기준 시장 규모는 700억달러로 집계됐다.
1위는 중국 CATL이 차지했다. 매출액과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에서 각각 29%, 33%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한국 배터리 3사는 모두 5위권에 안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액 기준 16.2%, 출하량 기준 16.5%로 2위를 차지했다.
SK온은 매출액과 출하량에서 각각 7.7%, 7.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4위를 기록했고 삼성SDI는 각각 7.0%, 5.1%의 점유율로 5위에 올랐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합계는 매출액 기준 30.9%, 출하량 기준 28.6%다. 출하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CATL이 한국 배터리 3사의 합계보다도 더 많다.
CATL 뿐만 아니라 BYD, CALB, 궈쉬안, EVE 등 다른 중국업체들도 점유율을 늘리며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톱10 배터리 업체 중 국내 3사와 일본 파나소닉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 모두 중국업체다.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중국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해 '안방 호랑이'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엔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도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이 28.7%로 전년동기대비 0.2%포인트 줄었다.
반면 CATL은 지난해보다 6.7%포인트 늘어난 27.2%를 기록해 1위와 격차를 좁혔다. 1년 전 8.4%포인트였던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가 1.5%포인트까지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SK온과 삼성SDI의 점유율은 11.1%, 8.7%로 각각 3.8%포인트, 1.9%포인트씩 줄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국내 배터리3사의 시장점유율의 하락추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3사의 유럽, 미국, 동남아에서의 증설시점이 중국보다 늦어진 점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LFP배터리의 시장 확장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내수 시장에 의한 배터리 업계의 판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업체의 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한국업체들이 주도한 NCM시장과 더불어 LFP시장에서도 2024년 이후 한국3사의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테슬라의 주도로 촉발된 원통형 4680시장에서도 한국업체의 우위를 점하고 있어 향후 한국3사의 점유율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