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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찰이 수업 중인 교실에서 학교폭력 가해 혐의 학생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당국은 학교폭력 가해자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밝혔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AFP통신과 영국 매체 가디언즈에 따르면 지난 18일 프랑스 경찰이 파리 근교 알퐁빌에 위치한 학교에서 학폭 가해 혐의를 받는 14세 학생 A를 체포했다. 체포된 A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피해 학생에게 "너 같은 사람을 혐오한다" "목을 베겠다" 등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는 피해학생이 트렌스젠더라는 이유로 폭언을 일삼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파리특파원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A는 SNS를 통해 피해자와 알게 된 사이다. 실제로 만난 적이 없음에도 피해자의 성적 지향이 본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온라인상 괴롭힘을 지속했다. A는 혐의를 인정하고 현재 반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당시 교실은 수업 중이었으며 경찰은 A를 즉각 체포했다. 경찰당국은 "긴히 구금해야 할 정도로 위험도가 높은 경우라 판단했다"고 체포 사유를 밝혔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체포는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역병처럼 퍼지는 괴롭힘을 끝내는 방법이자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경찰이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와 학생을 체포했다는 사실에 학생들과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체포 현장을 목격한 한 학생은 "교장 선생님이 들어와서 체포 절차가 진행된다고 했다"며 "경찰관들이 와서 A의 팔을 붙잡고 수갑을 채웠다"고 전했다. 또 "경찰은 교실에 못 들어오는 줄 알았다"며 "모두 깜짝 놀랐다"고 AFP통신을 통해 말했다.
일부 사람들은 이를 두고 지나친 처사라고 지적했다. 체포 소식을 전해들은 한 학부모는 "아직 10대 미성년자"라며 교실에서 학생을 체포한 것은 지나치다고 성토했다. 디디에 조르주 프랑스 자율노조연맹 전국학교장조합 집행위원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상식적으로 볼 때 교실에서 체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내 학교폭력이 심심치 않게 발생해 논란이 큰 상태다. 며칠 전에는 교육공무원들이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호소한 한 남학생의 학부모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 프랑스 국민의 분노를 샀다. 니콜라스로 알려진 해당 남학생은 15세로, 여름방학 이후 프랑스의 한 교외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