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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당국의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에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에서 고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문제가 7문항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강민정·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에서 출제된 총 46개 문항(공통과목 22문항, 선택과목별 8문항씩 24문항)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문항 분석에는 고등학교 수학 교사 12명과 교육과정 전문가 2명, 사교육 콘텐츠 전문가 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교육과정 성취기준·평가 기준에 명시된 사항을 벗어났는지 ▲교육과정 성취기준·평가 기준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출제했는지 ▲상위 단원 내용 또는 대학 과정의 내용을 출제했는지 등을 위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학 영역에서 출제된 46문항 중 7개 문항(15.2%)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공통과목 22문항 가운데 5개(22.7%), 8문항이 출제되는 각 선택과목에서는 미적분 2개(25.0%) 문항이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시험 당일인 지난 6일 EBS는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 유리한 문항,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풀이의 시간이 과도하게 오래 걸리는 문항 등 소위 '킬러문항'은 배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사걱세는 "문항의 형식은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실제 그 문항을 풀어내는 기술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공교육의 교과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문제들이 출제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사걱세는 교육 당국에 9월 모의평가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출제된 사실을 인정하고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과 출제 근거를 명확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수능 출제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수능을 선행교육규제법 규제 대상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수능·모의평가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이미 킬러문항 요소를 배제하고 출제하고 있으며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수능출제점검위원회에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