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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김정자 할머니(84)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해 최고령 수험생이 됐다.
일성여고 3학년인 김 할머니는 5년 동안 결석 없이 공부에 매진한 끝에 이번 수능에 도전한다. 일성여고는 여러 사정으로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한 40대에서 80대까지의 만학도들이 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는 2년제 학력 인정 평생학교다.
김 할머니는 당시 방송에서 영문학과에 진학해 미국에 사는 손주들과 '프리 토킹'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교과서가 담긴 책가방을 보며 "며느리가 사줬다. 그때 너무 좋았다. 내가 학생이라는 걸 느끼고 학생의 신분이 됐으니까. 첫 교실에 들어갈 때는 담임선생님 보고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김 할머니는 외대 앞에서 장사하던 시절 한 학생의 도움으로 자기 이름 석자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이 노트를 하나 찢어서 'ㄱ' 'ㄴ'을 써줬다. 시간만 나면 'ㄱ' 'ㄴ'을 썼다. 차근차근 이름 쓰는 법을 알려줬다"고 학생을 떠올리며 고마워했다.
또 "우리 딸이 미국으로 출국하던 날 공항에서 엄청 울었다. 내가 이렇게 무식한 엄마라서 딸이 들어가는 출입구도 모르더라. 한글도 모르는데 영어를 내가 어떻게 아냐"며 글을 몰라 서러웠던 때를 토로했다.
그때부터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김 할머니는 "배울 곳이 없더라. 우연히 주운 부채에서 문해 학교라는 걸 알게 돼 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