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최정이 6회말 2사 1루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통산 500홈런을 기록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05년 프로 데뷔한 '소년 장사'가 20년 뒤 KBO리그 500홈런 시대를 열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고지에 최정(38·SSG 랜더스)이 깃발을 꽂았다. 기록의 사나이인 최정은 600홈런을 목표로 도전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포효했다.

최정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 6회말 2사 1루에서 라일리 톰슨과 풀카운트로 맞섰다. 그리고 라일리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때려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2점 아치를 그려 개인 통산 500홈런을 달성했다.


최정이 홈런을 칠 때마다 KBO리그 역사가 바뀐다.

2005년 5월 21일 문학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프로 첫 아치를 그렸던 최정은 홈런을 차곡차곡 쌓았다. 지난해 4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468호 홈런을 날려 '국민 타자' 이승엽의 기록(467개)을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단독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최정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꾸준하게 홈런을 생산했고, 통산 2303번째 경기에서 500홈런을 채웠다.


13일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SSG가 6-3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SSG 랜더스필드 전광판에 최정의 500홈런 신기록 달성이 표시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최정은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내 기록이 조명받는 것 같다. 그들이 KBO리그에서만 뛰었다면 많은 홈런을 칠 선수가 많다"며 "나도 해외에서 뛸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너무 큰 벽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잔류한 결정에)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최정은 KBO리그 홈런왕으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제 야구 관계자와 야구팬은 최정의 600홈런을 기대한다. 2016년부터 거포로서 눈을 뜬 최정은 매년 수십 개의 타구를 펜스 밖으로 넘겼다. 이 페이스를 이어가면 충분히 홈런 100개를 더 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부터 최정과 함께 뛰고 있는 SSG 주장 김광현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계속해서 더 많은 홈런을 쳐 달라"고 응원했다.

600홈런은 꿈의 기록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배리 본즈(762개), 행크 애런(755개), 베이브 루스(714개), 알버트 푸홀스(703개), 알렉스 로드리게스(696개), 윌 메이스(660개), 켄 그리피 주니어(630개), 짐 토미(612개), 새미 소사(609개) 등 단 9명만 가진 타이틀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최정도 600홈런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승엽을 넘어 KBO리그 최다 홈런 1위에 올랐을 때 그는 "500홈런은 욕심이 나지만 솔직히 600홈런은 못 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500홈런을 달성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13일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최정이 6회말 2사 1루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통산 500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최정은 SSG와 4년 총액 110억 원 계약을 맺었다. 2028년까지 SSG 유니폼을 입는 최정이 지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600홈런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관건은 '건강한 몸'이다. 최정은 지난 3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시즌 출발이 늦었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30경기에 결장했지만, 그는 타격감이 떨어져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런 부상 악재를 잘 피하면서 지금처럼 철저한 자기관리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최정은 "600홈런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큰 부상을 당하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