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64년 5월 28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창설됐다. 흩어져 있던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 의지는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표명된 것이다.
PLO의 창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이 겪어야 했던 혹독한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살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되어 인근 아랍 국가들과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
초기 팔레스타인인들은 아랍 국가들의 지원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거듭된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하면서 아랍 국가들의 군사력만으로는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민족 스스로의 조직적인 투쟁과 국제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자각이 높아졌고, 아랍 연맹의 주도 아래 PLO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창설 당시 PLO는 팔레스타인 민족의 민족 자결권과 회복권을 명확히 천명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점령으로부터 팔레스타인 영토를 해방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음을 국제사회에 공표한 것이었다. 초기 PLO는 무장 투쟁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으며, 1969년 야세르 아라파트가 의장으로 선출했다.
PLO의 무장 투쟁은 때로는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팔레스타인 민족의 존재와 권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특히 1974년 아라파트 의장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면서 PLO는 국제사회에서 팔레스타인 민족의 유일하고 합법적인 대표 기구로 인정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PLO는 1991년 마드리드 평화회담과 1993년 오슬로 협정을 통해 PLO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조직의 노선에 큰 변화를 겪기도 했다. 오늘날 PLO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핵심 구성 요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