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PSG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랑스 리그1 파리생제르맹(PSG)이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팀으로 뭉쳐 55년 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일궜다.

PSG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2024-25 UCL 결승전 단판 승부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그동안 유럽 빅클럽을 목표로 투자를 아끼지 않은 PSG는 1970년 창단한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UCL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PSG의 유럽 정복은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만을 내세웠던 초반 전략을 버리고 단단한 '팀'을 만들어 일군 업적이라 더 뜻깊다.

지난 2011년 카타르 왕족 자본에 인수된 PSG는 프랑스를 넘어 유럽 최고 구단이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가졌다.


4대 리그 명문 클럽들과 비교해 후발 주자였던 PSG는 '오일 머니'를 앞세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킬리언 음바페 등 세계적 선수들을 과감하게 영입, 그 격차를 좁혀 나갔다.

이후 PSG는 리그1 최고의 팀이자 유럽에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갖는 팀으로 성장했지만, 그럼에도 UCL 정상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PSG ⓒ AFP=뉴스1

메시 등 슈퍼스타를 앞세워 화려한 맛은 있었지만, 팀으로서 버티는 저력이 없어 큰 경기마다 매번 무너졌다. 2019-20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CL 결승전까지 올랐지만,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패하는 등 한끗이 부족했다.

팀의 실패가 거듭되면서 스타 선수들은 하나둘 팀을 떠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PSG의 상징 음바페마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그 자리를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알짜 선수들로 채워, 스타들이 즐비했을 때보다도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우스만 뎀벨레, 크비차 크바라트스켈리아, 브래들리 바르콜라, 비티냐, 세니 마율루 등은 메시나 음바페처럼 이름값 높은 스타들은 아니었지만 엔리케 감독의 '조직력 축구'와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현하기에는 더 좋은 인재였다.

몇몇 스타가 막히면 힘을 못 쓰던 PSG는 이번 시즌 누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팀'으로 거듭났다.

특히 엔리케 감독은 주요 포지션을 더블 스쿼드로 두텁게 구성, 리그1과 UCL에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는 UCL 결승전까지 긴 여정을 치르면서도 주축들이 지치지 않는 동력이 됐다.

이 과정서 이강인이 UCL 출전에서는 배제돼 국내 축구 팬들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팀으로서는 리그1과 UCL은 물론 프랑스컵과 슈퍼컵까지 모두 100%의 힘으로 달려 정상에 오른 '신의 한 수'였다.

'갑부 구단' PSG의 오랜 숙원을 이룬 건 '스타'가 아닌 '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