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일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를 통해 취임 후 정상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한미 간 관세 문제에 대해 조속한 합의 의지를 확인했으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대면 회담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6일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약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진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대선 승리를 축하했고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대한민국 외교의 핵심 축으로 강조하며 화답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통화한 것은 이 대통령 취임 사흘 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당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당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시점이다. 다만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의 통화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한미관계를 외교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는 평가다.

두 정상은 이번 통화에서 한미동맹 발전 방향, 경제 협력과 상호관세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이어져 온 '상호관세' 유예 조치의 종료 시점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속한 협정 타결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양국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관세 협정이 빠르게 도출될 수 있도록 실무 협상을 독려하기로 했다"며 "정상 차원의 조기 회담 필요성도 강조하며 다자회의 또는 양자 방문 계기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미국 방문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도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 자주 만나 긴밀히 협의하길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통화는 한미 정상 간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정상은 서로의 피습 경험을 언급하며 정치적 고난을 공유했고, 골프 라운딩 제안도 오가는 등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에게 골프 회동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상이 언제 대면 회담을 가질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의 방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달 중 열리는 주요 다자 외교 무대에서 첫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오는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NATO) 정상회의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회담은 양국 간 현안을 조율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미 간 정상 외교 채널은 긴밀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