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국제 유가가 급등세다. 사진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파손된 이란 테헤란의 한 건물.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원유시장에 불안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13일(한국시각) 오후 2시21분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8.74% 오른 배럴당 73.9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한때 10.10% 오른 배럴당 74.91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각 8월물 브렌트유도 전장 대비 8.43% 오른 배럴당 75.21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란의 대응 수위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유조선을 공격하는 등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경우 원유 수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하루 평균 원유의 6분의1과 천연가스의 3분의1이 이 지역을 거친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역시 이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한국 산업도 유가 변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대부분 원유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유가 급등이 현실화될 경우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석유를 기반으로 한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 업종은 제품 수익성 하락과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이밖에 운송, 항공, 조선, 철강 등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업종 전반으로도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 유가 상승은 물류비와 제조 원가 전반을 끌어올려 기업 수익성을 압박하고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산업의 전반적인 비용 구조에 부담이 가중될 경우 소비자 물가까지 자극해 '제2의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