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업 딥노이드는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산업 AI를 앞세워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딥노이드 분기별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딥노이드가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의료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되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 AI를 내세워 실적 반등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딥노이드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8.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6억원, 당기순손실은 35억원으로 각각 29.4%, 37.8% 증가했다.


외형 성장은 이뤘으나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확대로 손실 폭이 커졌다. 올 1분기 매출원가는 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6% 증가했으며 판매비와 관리비는 40억원으로 34.8% 늘었다.

딥노이드는 의료 AI, 산업 AI, 디지털전환(DX) 부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의료 AI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 매출은 산업 AI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올 1분기 딥노이드의 전체 매출 중 93.0%가 산업 AI 부문에서 나왔다. 같은 기간 의료 AI 부문 매출 비중은 3.0%다. DX 부문 매출 비중은 0.0%로 집계됐다.

산업 AI로 실적 반등… 머신비전·보안 AI 솔루션 '양날개'

지난해 2월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왼쪽)와 김태훈 코그넥스코리아 전무가 LMM 머신비전 솔루션 관련 업무협력을 맺고 있다. /사진=딥노이드

딥노이드는 산업 AI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의료 AI 사업 확대를 이룬다는 목표다. 산업 AI는 보안 AI와 머신비전 AI로 구성되며 전자공학과 출신인 최 대표는 전문성을 살려 머신비전 AI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 AI의 매출은 딥러닝 기반 머신비전 솔루션이 이끌고 있다. 머신비전 솔루션은 카메라, 센서,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전통적인 시스템으로 감지하기 어려운 조립공정 불량을 자동으로 검출하는 시스템으로, 딥팩토리라는 이름 아래 통합적으로 운영된다. 고객의 공정 특성에 맞춘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영업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딥노이드는 2023년 10월 이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며 머신비전 부문에서 지난 5월 말 기준 누적 수주액 16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우신시스템과 40억원 규모의 2차전지 비전 시스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금액 중 약 80% 이상이 올해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딥노이드는 머신비전 부문에서 사업화 성과를 높이기 위한 외부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머신비전 선도기업 코그넥스와 대형 멀티모달 모델(LMM) 기반 머신비전 솔루션 공동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최 대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연구개발 중심 회사에서 사업 중심 회사로 전환해 본격적인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보안 AI도 순항 중이다. 주요 제품인 '딥시큐리티'는 총기류, 도검류, 폭발물 등 기내 반입 금지 물품과 기업 보안을 위한 저장매체 등을 자동으로 판독하는 솔루션이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공공기관과 현대차, 삼성SDI 등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스미스디텍션과 AI 기술 통합 테스트 협약을 체결해 주요 국가와 도시의 공항에 제품을 일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현재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영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동남아 항공보안 시장에 딥시큐리티 공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딥노이드 관계자는 "머신비전과 보안 솔루션 등 산업 AI 부문에서 꾸준히 수주가 이어지며 매출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의료 AI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전략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향후 의료 AI 부문의 매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