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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대주주인 에스엔시스가 비교기업 적정성 등에 대한 설득력 강화에 나섰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적정 비교기업인지에 대한 의구심 해소가 핵심으로 떠오른다.
14일 에스엔시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일 정정한 증권신고서에서 "적정한 비교기업 선정을 위해 사용 가능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비교기업 적정성 등에 대한 서술을 보강했다.
에스엔시스 비교기업에서 가장 이질적인 기업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 꼽힌다. 에스엔시스와 ▲산업분류 ▲수익성 ▲규모 모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M)이고 에스엔시스는 제조업(C)으로 대분류부터 다르다. 이밖에 에스엔시스 비교기업은 모두 제조업으로 중분류에서 에스엔시스와 달라진다.
에스엔시스는 유사한 업종을 C분류에서 9개 꼽았고 M분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속한 기타 엔지니어링 서비스업(M72129) 1개다. 부문별 경쟁사에서도 비중이 가장 적은 운항제어 솔루션에서만 HD현대마린솔루션을 꼽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애프터마켓 사업으로 일반적인 국내 조선주와 사업 구조가 다른 종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주관사단도 사업 특수성으로 국내 비교기업을 찾기 어려워 국내 1곳·해외 3곳으로 정한 바 있다. 에스엔시스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도 당시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의사 결정을 함께 내렸다.
수익성 차이도 크다. 에스엔시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4.5%에서 지난해 11.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현대마린솔루션은 10.64%에서 15.57%로 상승했다.
규모 차이도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시총 8조원을 넘어 에스엔시스보다 삼성중공업 규모에 가깝다. 희망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에스엔시스 예상 시총은 2549억~2832억원이다. 기업 규모는 성장성과 안정성 평가하는데 중요한 지표다. 에스엔시스와 비슷한 시기 상장하는 대한조선은 규모 유사성을 별도 기준으로 넣었다.
에스엔시스도 재무 유사성 기준에서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을 제외했다. 시총 절반을 밑도는 기업과 비교를 거부하고 40배 가까운 기업을 넣은 것이다. 에스엔시스 비교기업 주식 상대가치 역시 규모와 비례한다. 주가수익비율(PER)이 ▲한라아이엠에스 10.78배 ▲케이에스피 12.91배 ▲세진중공업 29.85배 ▲HD마린솔루션 32.85배 등이다.
에스엔시스 PER은 비교기업 평균 21.60배로 시총 6000억원 규모인 세진중공업에 가장 가깝다.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외하면 PER이 17.8배로 내린다. 한라아이엠에스와 케이에스피보다 높고 세진중공업보다 낮은 수치로 시총 순서와 같다.
주식 가치 평가 기준, 몸집 대신 성장 택했지만…전망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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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대신 주가순자산비율(PBR) 적용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외했을 때 주식 가치 감소폭이 커진다. 높은 비유동자산 비중이 사업에 주는 영향이 큰 제조업 등에서는 PER보다 PBR 평가가 흔하다. 대한조선도 PBR을 적용했다.
자산 대비 비유동자산 비율은 에스엔시스가 22.8%, 대한조선이 31.6%다. 지난해 5월 상장한 노브랜드는 27.7%에서 PBR로 가치를 평가했다. 에스엔시스처럼 제조업에 속한 비교기업 비유동자산 비율은 세진중공업 71.0%, 한라아이엠에스 42.0%, 케이에스피 51.4% 등으로 더 높다.
전망도 HD현대마린솔루션과 차이가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 목표가를 올린 HD현대마린솔루션과 달리 에스엔시스는 주력 사업과 신사업 성장성에서 명확한 데이터가 부재하다.
에스엔시스는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파워솔루션 전망에 "주요 제품인 선박용 배전반 시장규모 추이를 참고할 만한 명확한 시장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조선업 동향 등을 참고해 이후 시장 규모를 짐작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언급한 신사업으로는 데이터센터, 반도체, 바이오, 해상풍력 등 유망 분야를 폭 넓게 꼽았다.
다른 조선주가 호재로 삼았던 중국 선박에 대한 미국 규제도 에스엔시스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법인을 설립한 에스엔시스는 공모금 일부로도 중국 법인을 지원할 예정이다.
회사 측도 증권신고서에 "중국 법인이 영업하는 매출처가 미국 대중국 규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위험을 기재했다. 아울러 "기업 규모 차이와 부문별 매출 비중 상이성, 선정 기준 임의성 등을 고려하면 최종 선정 기업들이 반드시 적합한 비교기업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에스엔시스 관계자는 HD현대마린솔루션 비교에 "HD현대마린솔루션과 규모 차이는 있으나 우리 회사만의 솔루션별 강점을 바탕으로 소신 있게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와 동일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는 국내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에스엔시스는 신사업, 신시장 진입자라 마켓리더를 벤치 마킹해야 한다"며 "시총이 아니라 미래 성장성과 산업 유사성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PER 대신 PBR을 택한 배경에는 "에스엔시스는 신사업을 펼쳐가는 성장형 기업이라 PBR 한계를 명시하고 PER 평가 체계를 선택했다"며 "PBR은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