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성.(UFC 제공)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박현성(29)이 '코리안 좀비' 정찬성 이후 한국인 파이터 최초로 UFC 랭킹 진입에 도전한다.

박현성은 오는 8월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돌리제 vs 에르난데스'에서 UFC 플라이급 랭킹 10위 스티브 얼섹(29·호주)과 격돌한다.


지난 5월 카를로스 에르난데스전에서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 박현성은 3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당초 얼섹의 상대였던 8위 알렉스 페레스(미국)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박현성에게 기회가 왔다. 경기 3주 전 받은 제안이었지만 단숨에 톱10에 진입할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박현성은 "시간이 없으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지든 이기든 한번 해보자고 결정했다"고 수락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결정을 내린 이상 무조건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얼섹(왼쪽).(UFC 제공)

얼섹은 지난해 UFC 플라이급 타이틀에 도전한 강자다. 무적의 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는 알레산드리 판토자(브라질)와 5라운드까지 접전을 벌였다.

이후 5위 카이 카라-프랑스(뉴질랜드), 2위 브랜든 모레노(멕시코)에게 내리 지며 3연패를 기록 중이지만, 정상급 경쟁력이 있다는 걸 충분히 입증했다.

얼섹은 체급 내에서 키(173㎝)가 큰 무에타이 타격가다. 원거리 타격을 즐기고, 거리가 붙었을 때 나오는 그래플링 실력도 준수하다. 주짓수 블랙벨트에 호주 자유형 레슬링 전국 대회 65㎏급 금메달리스트다.

박현성은 얼섹에 대해 "랭커이기 때문에 못 하는 선수는 절대 아니다"라면서 "복싱을 잘하고, 그래플링, 레슬링도 준수한 까다로운 상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하는 여우 같은 파이터"라며 "얼섹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게 하지 않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8월 정찬성이 은퇴한 이후 한국에 UFC 랭커는 전무하다. 박현성이 승리할 경우 2년 만에 한국인 UFC 랭커가 탄생한다. 한국 플라이급 최초 랭커 탄생이기도 하다.

박현성은 "못 이기면 말짱 도루묵이다. 랭커랑 싸워봤다는 것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아직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에도 대회 2주 전 미국으로 떠나 현지 적응에 나선다. 지난 경기에서 박현성은 2주간 미국에 체류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려 발전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 제안을 수락한 순간부터 미국 현지 시간에 맞춰 생활하며 생체 리듬을 조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현성은 "경기를 수락한 뒤로는 무조건 이기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확실한 경기력으로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메인 이벤트에선 미들급 랭킹 8위 로만 돌리제(조지아)와 9위 앤서니 에르난데스(미국)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