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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번 협상 타결이 코스피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이므로 중립적 수준의 영향만 있다고 분석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3200선을 넘기면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지난 23일 이후 6거래일간 상승 마감했다. 이는 앞서 일본, EU(유럽연합) 등 무역 협상이 이뤄지면서 한국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3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의 협상 소식을 전했다.
이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 재료라고 말한다. 다만 코스피에 관세 협상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점을 이유로 이번 타결로 드라마틱한 상승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미 상호관세 협상 결과는 시장에서 예상해왔던 결과로, 증시 전반에 걸쳐 중립적 수준의 영향만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호관세 협상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관련 불확실성은 정점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단기 코스피 범위를 2950포인트에서 3400포인트로 제시했다.
황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시장 전체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이미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고, 대미국 수출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반도체,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이 강세를 보이겠으나, 가격 부담 속 상승 탄력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심리 회복되며 외국인 유입 증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주요국 협상 결과에 따른 기대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이번 관세 협상은 시장에 긍정적 재료"라며 "다만, 일본과 EU 등 무역 협상이 먼저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경우 관세 협상 타결로 니케이 225 지수 단기 급등 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한국은 일본 사례를 학습해 협상 타결 가능성이 지수에 선반영됐다"고 했다. 이어 "단기적 소폭의 상승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센터장들은 향후 외국인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외국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미 대규모 매도를 보여 지분율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라며 "신정부 정책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개선, 경기 반등 등으로 외국인 매수 기조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관련 의견도 제시됐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 초 발표된 상호 관세율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에는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원/달러 환율이 전월 대비 10원 하락하면, 외국인은 월간 기준 코스피를 1조원 정도 순매수한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원 환율은 무역 합의를 하락 재료로 인식할 것이나, 미 달러 강세로 인해 환율 추세를 좌우하기보다는 변동성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