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천성호(오른쪽)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손용준과 기뻐하고 있다. 2025.8.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선두 LG 트윈스는 천신만고 끝에 한화 이글스를 꺾고 2경기 차로 달아났다. 이겼지만, 개운치 않은 상황도 있었다. 끝내기 안타가 터져야 할 순간에 베이스러닝 미스플레이가 나왔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시리즈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천성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은 천성호보다 먼저 타석에 선 오지환이 될 수 있었다.

LG는 1-1로 맞선 10회말 1사에서 김현수가 2루타를 때리자, 대주자로 '2년 차' 내야수 손용준을 투입했다. 그리고 오지환이 외야 펜스 깊숙이 타구를 때렸고, 이를 따라가던 한화 좌익수 문현빈이 포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2루 주자 손용준이 외야 뜬공이 될 거라는 판단 착오로 3루까지만 갔고,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하마터면 천금 같은 끝내기 기회를 날릴 수 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만약 득점에 실패했다면, LG로선 다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다.

LG 입장에서는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박동원의 고의볼넷으로 만루가 됐고, 천성호가 지난 6월 LG 이적 후 처음으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결승 득점을 올린 손용준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오지환과 김현수가 다가가 어깨가 축 처진 그를 다독거렸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2025.5.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하루 뒤 취재진을 만난 염 감독은 손용준의 본헤드 플레이를 복기하며 "2루 주자는 무사에서 뜬공 상황을 대비해 리터치 후 3루로 뛰어야 한다. 1사 상황이라면 3루와 2루 사이 중간 지점까지 갔다가 타구를 확인해야 한다. 아웃되면 2루로 돌아가고, 안타가 나오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베이스러닝의 기본이다. 미스플레이가 나오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온전히 선수의 잘못이라고 탓하지는 않았다.

"먼저 내 실수다. 그다음은 3루 코치가 손용준에게 제대로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3루 코치가 이를 당연히 전달해야 하는데 너무 안일하게 판단한 것 같다. 손용준처럼 어린 선수는 (코치진이)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기본적인 플레이가 바로 디테일이다. 결정적인 순간 어린 선수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더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트윈스 내야수 손용준(왼쪽). 2025.7.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LG는 이날 한화전을 앞두고 손용준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최승민을 등록했다.

염 감독은 손용준의 베이스러닝 미스플레이 때문에 엔트리를 바꾼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외야 대수비와 대주자가 필요한 팀 사정상 2군으로 보냈다고.

염 감독은 "내야는 구본혁, 천성호 등 대수비, 대주자 자원이 있지만 외야는 사정이 다르다. 주전 외야수를 대주자로 바꾼 뒤 대수비로 쓸 자원이 부족하다. 대주자와 대수비를 다 소화할 수 있는 외야수의 콜업을 준비했다. 공교롭게 엔트리를 바꿀 타이밍에 그런 실수가 나왔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