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파견 간 북한 노동자들이 하루 18시간씩 일하고 있다는 인터뷰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23일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역 건설 현장의 모습.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없음. /사진=로이터

러시아로 파견 간 북한 노동자들이 하루 18시간씩 일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BBC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를 탈출한 북한 노동자·관료·연구원 등을 인터뷰한 기사를 보도했다.


진모씨는 "극동에 도착하자 북한 보안 요원이 '아무와도 대화하지 말고 아무것도 보지 말라'고 명령했다"며 "곧바로 고층 아파트 건설에 투입돼 하루 18시간 이상 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노동자 6명은 매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근무했고 휴무일은 1년 중 이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자 태모씨는 "같은 하루를 반복해야 했기 때문에 깨어나는 게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찬모씨는 "낮에 자리를 비우고 잠을 자거나 서서 잠들면 관리자들이 때렸다. 정말 죽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러시아로 파견 간 북한 노동자가 받는 보수 대부분은 이른바 '충성비' 명목으로 북한 정부에 송금된다. 이를 제외한 개인 급여(월 100~200달러, 13만~27만원)조차도 도주를 막기 위해 귀국 시 한꺼번에 지급한다.


태씨는 임금에 대해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이 우리의 3분의 1을 일하고 임금 5배를 받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진씨는 "다른 노동자들이 우리를 '노예'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 통계 기준 지난해 러시아에 입국한 북한 주민은 1만3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12배 늘었다. 이 중 약 8000명이 학생 비자로 입국했지만 BBC가 인용한 전문가들은 유엔 입국 금지 제재 우회를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보당국은 1만명 이상이 노동 인력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