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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이 8년간 공들인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 프로젝트가 마침내 완성되며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식품관을 넘어 국내외 고객들에게 K푸드를 고급스럽게 경험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면서, 명동 본점에 이어 새로운 외국인 관광객의 성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년간의 공사를 통해 강남점 식품관을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2024년 2월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프리미엄 다이닝 '하우스 오브 신세계', 올해 2월 '신세계 마켓'에 이어 지난 8월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열며 6000평(약 1만 9834㎡)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을 완성했다.
2017년부터 기획된 이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는 이미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디저트 성지'로 자리 잡은 스위트 파크는 오픈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200만명을 돌파하며 매출이 두배 이상 뛰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역시 리뉴얼 이전 대비 매출은 2배, 객단가는 3배 이상 늘어나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조3597억원, 영업이익 207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4.7% 증가, 25.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본점과 강남점 리뉴얼과 신사업 투자 비용이 반영돼서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날씨 요인으로 유통가가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하반기 흐름도 나쁘지 않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7월과 8월에도 매출이 각각 2.7%, 2.6% 늘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낮은 진입장벽·높은 연관구매율 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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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럭셔리 MD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면서도 식품관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명확하다. 식품 장르가 가진 집객 효과와 연관 구매 파급력 때문이다.
식품은 명품이나 패션에 비해 객단가가 낮아 고객의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다. 1~2만원의 지출만으로도 백화점에서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는 '프리미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더 많은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타 장르에 비해 '연관 구매율'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디저트를 먹으러 왔다가 "온 김에 조카 생일 선물을 사러 가자"는 식으로 다른 매장 방문과 추가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강남점의 집객 효과는 최근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경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미치고 있다. 과거 주요 관광지에 집중됐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한국인이 즐겨 찾는 공간을 직접 방문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강남점 식품관이 K푸드 체험 필수 코스로 부상한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본점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강남점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 신장률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등 긍정적인 대외 상황과 맞물려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