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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파운드리가 올해 초 한화인텔리전스와의 합병을 통해 사업 확장을 노렸지만 기대했던 실적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합병 과정에서 제기된 '매출 뻥튀기' 논란이 현실로 드러나면서 일반투자자들의 피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인텔리전스 2년간 매출 전무…올해 기대 매출액도 달성 실패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결 기준 엣지파운드리의 올해 상반기 총매출액은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189억원) 대비 오히려 1억원 감소했다. 한화인텔리전스와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아직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합병 당시 엣지파운드리가 공개한 외부평가확인서에 따르면 한화인텔리전스의 매출액 전망은 2025년 7억2900만원에서 시작해 2026년 171억원, 2027년 480억원, 2028년 809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올해 기대 매출조차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3년 만에 현재 실적의 110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화인텔리전스의 올해 적외선 열영상카메라 관련 적외선 센서 매출은 7억400만원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후 고속 성장해 2028년에는 579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합병 첫해 엣지파운드리의 적외선 열영상 카메라 매출은 1억5800만원에 그쳐 당초 기대했던 연간 매출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합병 후 저조한 매출 실적 탓에 인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 역시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부 평가 당시 한화인텔리전스의 영업이익은 2025년 132억원 적자에서 시작해 2026년 94억원 적자를 거쳐, 2027년 57억원의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엣지파운드리의 합병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전망에 기반해 이뤄진 것이 아니냐고 평가한다. 지금까지의 실적을 보면 기대실적 달성은 현실적으로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한화인텔리전스의 경우 2022년까지 6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나 이후 2년간 매출 실적은 전무한 상태다.
매출 뻥튀기로 신주 대량 발행…기존 주주만 피해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영업 전망을 근거로 엣지파운드리와 한화인텔리전스의 합병비율은 1:13.03578로 책정됐다. 그 결과 신주 1347만8996주가 상장되면서 한화시스템이 2대주주(685만6820주)로 올라섰다. 현재 지분가치로는 16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엣지파운드리 역시 이번 합병으로 자사주 662만2176주를 배정받으며 지배구조를 더욱 견고히 했다.반면 일반주주들은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가 희석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여기에 합병 후 기대했던 실적마저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 손실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올해 3월 합병 기대감으로 5230원까지 치솟던 주가는 현재 최고가 대비 55% 이상 하락한 상태다.
엣지파운드리 주가가 다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실적부터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2022년 적자 전환 이후 3년 넘게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휴림그룹에 편입되며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현금흐름만 악화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화인텔리전스와의 합병마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면서 회사의 미래 전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률에서는 합병 및 상장과정에서 향후 미래수익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려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왜곡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023년 파두의 경우 상장과정에서 매출액을 부풀려 투자자 피해를 키웠으며 이에 따라 관련자들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 일반투자자들을 현혹했다"며 "실제 실적이 전망에 크게 못 미치면서 투자자 피해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