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질환 보호 효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소재 약국에서 위고비를 정리하는 의료진. /사진=뉴스1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비만 환자에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보다 우월한 심혈관 보호 효과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유럽심장학회(ESC 2025)에서 발표된 STEER 리얼월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병력이 없는 심혈관 질환 동반 과체중·비만 환자에서 위고비는 터제파타이드 대비 심근경색, 뇌졸중·심혈관 질환 사망 또는 모든 원인 사망 위험을 57% 유의하게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위고비 투여군에서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이 0.1%(15건) 발생한 반면 터제파타이드 투여군에서는 0.4%(39건)가 보고됐다.


STEER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경쟁 약물과의 비교를 넘어선다. 비만을 체중의 문제로만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심혈관 질환·대사질환 관리까지 아우르는 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했다.

비만 환자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크다. 실제로 비만과 심혈관 질환은 서로 깊게 얽혀 있어 체중 감량 이상의 다각적 치료 접근이 필수적이다. 위고비는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약물 중 최초로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데이터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GLP-1 계열 치료제가 다이어트 주사라는 단순 이미지를 넘어 심혈관·간질환 개선까지 포괄하는 대사질환 통합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위고비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간경변성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적응증까지 획득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루도빅 헬프고트 노보 노디스크 수석 부사장은 "위고비는 임상에서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20% 줄였고 STEER 연구에서는 경쟁 약물 대비 57% 위험 감소라는 차별적 결과를 보여줬다"며 "당뇨병 병력이 없는 비만·심혈관 환자에서 심혈관 보호 혜택을 입증한 유일한 GLP-1 기반 치료제임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