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해운업계가 운임 급락과 수요 부진 이중고에 직면했다. 사진은 HMM 컨테이너선이 항만에 정박한 모습. /사진=HMM

전세계 해운 운임이 미국발 관세 인상 여파로 10년만에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14.3% 급락한 1198.2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1월(-15.1%) 이후 약 10년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SCFI가 12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도 같은 기간 5.07포인트 떨어진 1120.23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평균 SCFI는 164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낮다. 지난 1분기 대비로도 6.6% 감소했다.

운임 하락세는 북미 항로에서 두드러졌다. SCFI 지수는 주간 단위로 2016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서안 노선은 31%, 동안은 23% 하락했다. 지난해 홍해 사태와 미중 간 무역량 증가로 해상 운임이 급등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BDI(석탄·곡물 같은 원자재를 배로 운반할 때 평균 운임 수준)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BDI는 2240포인트로 8월말 대비 10.6% 상승하며 3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원자재 수요 증가와 일부 항만 정체 해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음달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인데 전세계 물동량 위축과 해상 운임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이에 HMM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28.8% 준 2조5257억원, 순이익은 80.1% 감소한 3454억원으로 전망된다. 팬오션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늘어난 1조3925억원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1291억원(0.7% 증가), 순이익은 936억원으로 28.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운임 하락이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지 장기 침체 신호탄일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둔화와 미국 관세 정책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감하는 상황"이라며 "신조선 인도로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최대 화물량)도 증가하고 있어 시황 악화는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