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머티리얼스/사진=성안머티리얼스 홈페이지 캡처

성안머티리얼스(이하 성안)이 희토류 신사업 추진을 위해 2년여간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를 남발하면서 막대한 오버행 물량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CB 물량은 기발행주식의 25.9%에 달하며, 여기에 내년까지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유증이 예정된 상황이다.

2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성안은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8차례 CB(545억원)와 수차례 걸친 유상증자(290억원)를 통해 희토류 사업을 위한 총 83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희토류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크게 상승하지 못했다. 본업인 섬유사업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해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 16억원의 반짝 흑자를 달성했지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92억원을 기록하며 사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과도하게 발행한 전환사채와 유상증자가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남은 CB 물량은 185억원이며,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물량은 약 4026만 주다. 이는 기발행 주식(1억5562만주)의 25.9%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이다말 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으며, 이를 포함해 내년 4월까지 4차례 제3자 유증을 통해 25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 가격은 주당 400원으로, 발행 예정 주식은 기발행 주식의 40.2%에 달한다.


내년 4월 300억원 규모의 1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남아있다. BW 행사가격은 주당 408원으로, 이 역시 기발행 주식의 47.3%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재 남아있는 CB와 예정된 유증, BW 물량을 모두 더하면 잠재물량은 총 1억7628만 주에 달한다. 이는 기발행 주식을 넘어서는 물량이다.

최고가 대비 80% 급락…'물량 폭탄'에 주가 발목

이러한 잠재물량과 함께 희토류 사업에서 부진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성안의 주가는 2023년 5월 희토류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2565원(액면분할 조정 후)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희토류 사업의 가시적 성과 부재와 막대한 오버행 물량 부담으로 현재는 4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최고가 대비 80% 이상 급락한 수준이다.

CB와 유상증자, BW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더욱 희석될 수밖에 없다. 특히 2023년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오버행 물량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상승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특히 희토류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투자 매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성안은 희토류 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도 ▲키오스크 렌탈 및 유지보수업 ▲자원 재활용업 및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 ▲반도체 공정변환설계서비스업 ▲전기차 및 관련부품 판매·유통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문어발식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성안은 공시를 통해 "희토류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화된 후 다른 신사업 추진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향후 1년 이내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