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인 반도체시장 사이클 지속과 기관·외인 투자 확대를 비롯해 정부의 투자 유인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최근 사상 첫 4000 포인트를 넘어서 연일 치솟고 있는 코스피지수가 꿈의 5000 포인트에 도달하려면 이 같은 여러 요인이 두루 작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시장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등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발언에 나선 박희찬 미래에셋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주토 섹터의 모멘텀이 중요함을 짚었다. 박 센터장은 "글로벌 유동성 여건이 우호적인 상황이고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면 신용 팽창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게다가 금리 인하까지 진행돼 유동성 환경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섹터 상향스펙이 긍정적이고 정부의 정책 의지도 일관성 있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반도체나 조선이 좋지만 우리가 잘 하고 있는 산업의 범위가 좁혀지고 있어 각 기업들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장기 산업 정책 재정립이 필요하다"주장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상승 업종 확산 필요성과 함께 다양한 투자자 유인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증시 상승세는 결국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다양한 업종에 투자해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배당책이나 세제혜택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한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주주환원과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소각과 배당, 투자자 유입을 위한 과세안 등의 개편이 시급하다"며 "지난 6월 대선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관심도 높아졌는데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등이 실현 될지 여부도 이들의 투자 믿음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국내 증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상승 여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선 기관투자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일본 등은 주식 거래 기관 투자자 수준이 60% 수준"이라며 "반면 한국은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비중이 절반 이하로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로 더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는 매력 적인 요소가 있어야 증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투자 양극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고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상위기업에만 몰리고 있어 규모가 작은 기업과 코스닥 시장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증시 종목 전반에 걸쳐 젊은 투자자들이 유입돼 신뢰가 회복될 수 있도록 산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비슷한 생각이다. 최 센터장은 "그동안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이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한데 국내 증시는 새로운 투자자 유인 요건이 부족하다"며 "신규·테마·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확대해 투자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이 뒷받침 돼야 투자층이 더 두터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