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 밸류업 기대감이 커진다. 두나무의 수익성과 네이버 플랫폼 역량이 결합해 장기 성장 동력 확보와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양사 이사회에서도 같은 안건이 의결됐으며 주식교환일은 2026년 6월 30일이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다.
주식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다. 1주당 교환가액은 두나무 43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 17만2780원이다. 거래 후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네이버 17.0%, 송치형 두나무 회장 10.5%,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10.0%로 재편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자회사가 된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이번 합병으로 두나무는 규제 장벽을 넘어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844억원을 기록하며 상장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가상자산 특유의 변동성이 부담으로 작용해 상장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당국 규제로 인해 제도권 금융업으로의 진출도 제한적이었다.
네이버 품에 안긴 두나무는 네이버의 안정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AI·블록체인 융합 신사업에 적극 도전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플랫폼·커머스·핀테크 역량과 두나무의 가상자산 인프라가 결합해 쇼핑·결제·암호화폐 거래를 포괄하는 20조원 규모 핀테크 기업으로 거듭난다. 양사는 스테이블코인·RWA·웹3 등 전방위 분야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며 글로벌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에서 이번 합병은 의미가 깊다. 양사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핀테크·AI 스타트업 투자 등 디지털 금융 시장 영향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토큰화한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도 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규제 방향에 따라 기술적인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며 "3사 협업으로 발 빠르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나무는 몇 년간 제기된 나스닥 상장설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규제 장벽에 가로막힌 상황이었다. 가상자산 변동성과 금산분리·금가분리 규제로 제도권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양사 주요 경영진이 글로벌 진출을 강조한 만큼 두나무를 품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되며 네이버와의 '중복상장'이 밸류에이션 제고 카드로 꼽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나스닥 상장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만약 필요하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AI 자체개발과 커머스 경쟁으로 디레이팅과 가치 하락을 겪었으나 이번 '빅딜'로 웹3·핀테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 산업 제도화 국책 과제와 법안 추진이 이뤄지는 가운데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돼 협업 시너지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