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개 금융지주 회장들을 모아놓고 '리스크 감지·제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 특히 지난해 은행권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대표적 내부통제 실패 사례로 들면서 소비자보호 중심의 경영문화 확립을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10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감원장·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최근 ELS 불완전판매와 같은 소비자 피해나 잇따른 대규모 금융사고 발생 사례에서 보듯 그룹의 내부통제 관리에 대한 지주의 역할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지주는 그룹의 통할(모두 거느려 다스림) 관리 책임자로 개별 자회사의 취약점을 적시에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룹 전반의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본연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달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생산적 금융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생산적 금융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혁신기업 사업성 심사·평가를 고도화해야 할 것"이라며 "보다 구체적인 세부계획이 제시되고 신속한 집행이 뒤따를 수 있도록 각별히 살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 당국은 금융권 자금이 생산적 부문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바젤 등 국제 기준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금융권의 자본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금융사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고 금융에 대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상생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감독 당국도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구축, 상생금융지수 도입 등을 통해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평가하고 결과에 대해 적극 소통하며 경영 문화로의 정착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소비자 보호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소비자보호 실패는 '경영 리스크'가 아닌 '생존 리스크'로서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상품의 설계 단계부터 어떤 유형의 위험이 내재돼 있고 어떤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인지를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확립도 강조했다.
그는 "CEO 경영 승계는 금융지주 산하의 모든 자회사의 중장기 경영 안정성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라며 "경영승계의 요건과 절차는 보다 명확하고 투명해 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 경우에도 추천경로 다양화와 함께 임기 차등화 등을 통해 독립성을 갖춘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과 공정한 운영이 뒷받침돼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