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가 최근 메뉴 및 사이즈 개편을 통해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에 맞불을 놓는 한편 글로벌 공략 확대를 위한 경쟁력을 재정비했다. 지난해 12월19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위성도시 엘미나 지역에 '말레이시아 엘미나점' 오픈 당시 모습. 창업주 문창기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현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메뉴 개편과 사이즈 라인업 확대를 단행하며 국내 시장 수성에 나섰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는 가성비와 효율성으로 내실을 다지는 한편, 해외에서는 현지화 전략과 수출 확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지난 16일 메뉴 및 사이즈 개편을 통해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에 맞불을 놨다. 핵심은 기존 레귤러(R) 사이즈보다 1.5배 이상 큰 '엑스트라'(E, 약 22oz) 사이즈의 도입이다. 이는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들이 대용량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용량만 늘린 것이 아니다. 이디야커피는 100여개에 달하던 기존 메뉴를 핵심 음료 위주로 재편했다. 이를 통해 가맹점의 제조 효율을 20~30% 개선함으로써 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을 낮추고 운영 편의성을 높였다. 가맹점 수익성 강화와 고객 만족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디야커피의 이러한 변화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과 무관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가맹점 수는 2022년 3005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2805개, 2024년 2562개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최다 가맹점 수를 자랑하던 이디야커피의 점포가 줄어드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포화 상태에 이른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특정 규모 이상의 가맹점 수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노하우가 확보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낫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뉴얼이 저가 커피와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모호해진 포지션을 타개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자,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브랜드 경쟁력을 재정비하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괌 등 해외 거점 확대… 인스턴트 커피 수출도 호조

이디야커피 말레이시아 엘미나점 외부 전경. /사진=이디야커피

실제로 이디야커피는 해외에서 'K커피'의 입지를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령 괌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1개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해 오픈한 괌 1호점은 목표 매출 대비 200%를 초과 달성하고 현지인 방문 비중이 70%에 달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이디야커피는 괌 바리가다 지역 내 복합몰에 2호점 입점을 준비 중이다. 최근 인테리어와 기기 발주를 마쳤으며 복합몰 오픈 일정에 맞춰 개점을 조율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호점을 오픈한 이디야커피는 당장의 점포 수 확대보다는 시스템 안착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물류, 교육, 품질 관리 등 가맹사업 전반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한 뒤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5년 내 200개 매장'이라는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풀이된다.

제품 수출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인스턴트 커피류 수출을 시작한 이디야커피는 전 세계 27개국에 커피믹스, 스틱커피, PET 음료 등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점주 친화적인 개편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해외에서는 매장 확장과 제품 수출의 시너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K커피'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