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군사법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18일 생일을 맞은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실 바로 옆에 있는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출석했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이날 중앙지역군사법원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은 이들을 바라보며 "제가 아는 군 간부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법정에 나오는 걸 보고 안타깝고 미안한 생각이 든다"면서 "제가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들이 (해야)할 일을 한 사람들이다. 미안한 생각이 들고, 재판이 끝나고 구치소로 돌아가 밤늦게까지 기도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직후 "검찰이 생각이 다르면 위증 혐의로 기소를 남발한다.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일부 질문에는 답했지만, 군검찰과 설전을 벌이며 신문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계엄 선포는) 국민에게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알리려 북을 친다는 개념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국회 통제 등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의도가 없었으며 이는 '임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또 군 지휘부와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공소사실도 전면 부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총으로 쏘라거나 그를 잡아 오라고 지시했다고 발언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 게시판 의혹) 사건이 터진 직후였던 것 같다"며 "그와 관련해선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기억이 정확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곽종근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 전 대표를 총을 쏴서라도 죽이겠다' 그를 잡아 올 것을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다른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술에 취해 배신감을 토로하며 한동훈의 이름을 말했지만,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는 말은 기억에 없다"고 증언했다.
계엄 전 고등학교 후배인 여인형 전 사령관을 방첩사령관으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선 "방첩 수사 등에서 경험이 많고 작전통으로 유능하다고 들어 임명한 것"이라며 "고등학교 후배라고 해도 그전에 본 적이 없다. (계엄을 염두에 둔 발탁은) 택도 없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또 계엄 선포 당시 전·현직 정보사령관이었던 노상원, 문상호 피고인에 대해서도 12·3 비상계엄 전까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