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오른쪽)이 리드 블랙모어 애틀랜틱카운슬 글로벌에너지센터 디렉터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핵심광물은 단순한 경제 이슈가 아닌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선 채굴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공급망 전반에 걸쳐 체계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지난 27일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워싱턴D.C에서 주최한 '광물 안보를 위한 동맹 파트너십 모델' 특별 대담에 참석해 핵심광물 공급망의 미래 방향성과 안정성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특별 대담은 애틀랜틱 카운슬 글로벌 에너지센터가 주최했으며, 미국 외교·안보 정책 네트워크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프레데릭 켐프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 등 주요 인사가 참여했다.

특별대담 연사로 나선 최 회장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변화와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핵심광물 이슈가 산업·경제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처럼 시장 신호에만 의존할 경우 일부 국가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미국 등 서방 국가의 공급망 취약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미국이 핵심광물 가공뿐만 아니라 채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이미 일부 국가가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온 만큼 미국이 이러한 움직임에 부담을 느끼는 다른 채굴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거다.


최 회장은 "미국이 핵심광물 산업에서 '완전한 지배력'을 갖출 필요는 없고 시장 가격에 따라 안정적으로 핵심광물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금속 가격과 제련 수수료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채굴국들의 경제·사회적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이를 통해 광물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핵심광물 산업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의 열쇠로 '파트너십'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그 예시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 제련소 구축 프로젝트(크루서블 프로젝트)를 꼽았다. 최 회장은 프로젝트에 관해 "고려아연이 기술·경험·역량을 제공하고, 미국 정부가 자본과 정책 지원을 제공해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구조"라며 "양측 모두에게 이익을 주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서블 프로젝트처럼 양자 협력 프로젝트가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고도 역설했다. 단일 프로젝트들의 성공 경험을 누적하고, 이를 활용해 장기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과 연합체를 구축하는 구상이다. 나아가 이를 통해 핵심광물 시장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시장에 건설적인 신호를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최 회장은 "크루서블 프로젝트와 같은 양자 협력에서 시작해 거대한 다자 구조를 구축하고, 채굴에서 제련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적 파트너십이 구축돼야 핵심광물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는 올해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된다. 아연· 연·동 등 기초금속은 물론 금·은·게르마늄·안티모니·갈륨 등 핵심광물 13종의 금속을 생산한다. 특히 이들 중 11종은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로 구성된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아연 30만톤, 연 20만톤, 동 3만5000톤, 핵심광물 5100톤 등이다.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톤 규모의 최종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